더위 적응에 방해 안될 만큼만 냉방해야

(그림=한국건강관리협회)

[뉴스인] 민경찬 기자 =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장시간 에어컨 사용으로 인한 질병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냉방병의 정체에 대해 7일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강남지부를 통해 알아봤다.

◇ 냉방병도 병일까

추위나 더위에 대한 감각은 개인차가 심해서 조금만 더워도 땀을 흘리며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에어컨 바람에 잠시 노출돼도 소름이 돋고 몸살기운을 호소하는 이도 있다.

효율성을 추구하는 현대사회에서 다양한 개인에 맞게 실내 온도를 맞출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사무실과 교실, 강의실, 각종 매장에서 적정 실내 온도를 어느 기준에 맞출 것인지 역시 고민이다.

땡볕에서 더위에 시달리던 고객을 위해서라면 매장 안을 서늘하게 만들어 놔야 한다. 그런데 온종일 매장 내에서 손님을 맞이하는 종업원들은 한여름에 추위 땜에 병이 나는 일이 벌어진다.

이를 두고 냉방병이라 이르는데 의학교과서에 나오는 정식 병명은 아니다. 특별한 피검사나 방사선 검사 등으로 진단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여름철 에어컨 등에 과도하게 노출돼 만성 피로와 두통, 근육통 등이 나타나고 심하면 재채기·콧물·호흡곤란까지 생기는 현상을 지칭하는 신종 병명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특효약이라고 할 것도 없다. 병원에오면 혹시 다른 원인에 의한 증세가 아닌지 감별하는 검사와 진찰을 받고 증세에 맞춘 임시 약물치료 정도가 가능하다.

◇ 냉방병, 왜 생기는 걸까?

항온 동물인 사람은 외부 온도가 올라가면 피부를 지나는 혈관을 팽창시켜 열을 발산하고 땀구멍을 열어 기화열로 몸을 식히는 등 체온을 일정 이하로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하게 된다. 이는 자동으로 조절되는데 이를 자율신경계라고 한다.

인간의 뇌에는 계절과 일간 변화를 감지하는 부위가 존재하는데 여름철에는 무더위에 견딜 준비를 알아서 하게 돼 있다. 더위를 이기도록 세팅된 몸의 입장에서 장시간의 냉방은 예상치 못한 복병인 셈이고 자율신경계에 혼란을 일으킨다.

체온과 심장 박동수, 호흡수 등을 조절하는 자율신경계가 혼란에 빠지면 두통·알레르기·근육통 등 평소 가지고 있던 증상들이 악화되기 쉽다. 

◇ 냉방병을 예방하려면?

가능하면 냉방 온도를 25~26도 정도로 유지하거나 외부와의 기온 차이를 5~8도 이내로 조절해야 한다. 안팎 기온차를 크게 하지 않아야 신체가 더위에 적응해가는 과정을 방해하지 않게 된다.

또한 지나치게 실내온도를 낮추기보다는 제습을 하는 것이 좋다. 여름철 습기는 또 다른 불쾌감을 주어 같은 온도임에도 더 무덥게 느낄 수 있다.

습도가 높지 않은 지역에서는 기온이 많이 올라가도 그늘에서는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실내의 습도를 60% 이하로 유지하면 방의 온도를 많이 낮추지 않아도 쾌적해진다.

오래된 냉방기는 곰팡이 등이 서식하는 온상이며 악취를 풍기기도 한다. 본격적으로 냉방기를 가동하기 전에 가스 주입뿐 아니라 배관 청소 등도 함께 하는 것이 좋다.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강남지부 건강증진의원 김지연 과장은 "냉방병 예방을 위해 실내 온도를 맞춰두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시간 에어컨 사용 후 실내를 제때 환기시켜 주지 않으면 실내 공기의 오염도가 높아져 각종 냉방병을 유발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므로 2~4시간마다 5분 이상씩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 냉방병 이겨내기

유독 추위에 취약하다면 보온을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항시 휴대성이 좋은 얇은 카디건 등을 준비해서 유사시를 대비해야 한다.

차가운 음료보다는 따뜻한 차를 마셔 몸의 중심 온도를 높이는 것도 요령이다. 땡볕을 피해서 오후 시간에 신체가 더위에 적응할 수 있도록 주변 공원 등을 산책하는 것도 권장한다. 물론 이 경우 자외선차단제를 바르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것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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