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 및 보완 거쳐 내년 초 정식 론칭 목표

▲김태일 제주대 건축학과 교수(오른쪽 두 번째)가 29일 송악산 일대에 과거 일본군이 파놓은 동굴 진지 입구에서 설명하고 있다. (사진=민경찬 기자)

[뉴스인] 민경찬 기자 = 서귀포시가 추진 중인 '서귀포 건축문화기행' 사업의 일환으로 6월 29~30일 양일간 팸투어를 진행했다.

'서귀포 건축문화기행'은 서귀포의 자연, 삶, 멋 등이 담긴 건축자원들을 제주 대표 문화기행형 관광상품화하는 것으로 이번 투어에는 여행작가들과 제주도 파워블로거들이 참여했다. 

서귀포시 건축과는 한국관광개발연구원 티디아이컨설팅과 함께 올초부터 본 사업을 준비하면서 서귀포 소재 총 79개의 건축물을 1차 선정, 이 중에서 사유재산, 숙박 시설 등을 제외한 44개 건축물을 추려냈다.

선정은 제주도·시·군청이 시행한 건축상 수상작, 현상설계 당선작, 가치가 인정되는 추천작, 세계적인 건축가 설계 건축물, 이야기 및 역사가 있는 건축물, 제주 특색이 담긴 아름다운 건축물 등을 기준 삼았다.

이어 서귀포 역사, 문화, 이야기 등을 주제로 다양한 자료를 검토해 건축문화기행 코스를 기반으로 연계 가능 자원을 선정, 이용 대상자의 특성을 고려하고 지역·자원별 특징에 따라 다시 자원 연계성 및 이동수단을 검토해 총 11개 코스로 마무리해 현재 시범 운영 중이다.

▲1937년 일본군이 제주도민을 강제 동원해 송악산 일대에 지어놓은 전투기 격납고. 당시 일본군은 20기의 격납고를 지었으며 19기가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다. (사진=민경찬 기자)

주요 코스로는 일제강점기 남제주 비행기 격납고 등 아픈 역사를 둘러보는 '다크 투어리즘, 전쟁과 근대 건축 코스(1코스)', 한국대표 건축가들의 작품을 감상하는 '한국 건축 거장 코스(6코스)', 제주를 사랑한 세계적 건축가들의 건축물을 감상하는 '안도&이타미 코스(11코스)' 등이 있다. 

상기 세 코스를 제외한 나머지 코스는 아래와 같다. 

▲2코스(추사따라 가는 길)=대정성지, 추사관, 대정향교 ▲3코스(녹차밭 기행)=오설록티뮤지엄, 티스톤, 이니스프리제주하우스, 설록차연구소 ▲4코스(이중섭 행복길)=이중섭미술관, 이중섭 거주지, 자구리해안 ▲5코스(서귀포 예술기행)=기당미술관, 이중섭미술관, 소암기념관, 왈종미술관 ▲7코스(21세기 현대건축)=제주월드컵경기장,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제주국제평화센터 ▲8코스(서귀포 영화촬영지)=신영영화박물관, 서연의집, 신천리 벽화마을 ▲9코스(목축과 건축)=조랑말체험공원, 자연사랑갤러리, 김영갑갤러리 두모악  ▲10코스(제주민속)=성읍민속마을, 제주민속촌.

일정 동안 진행을 맡은 김태일 제주대 건축학과 교수는 "성산일출이니 맛집 등을 찾아다니는 것도 유익하겠지만 건축을 통해 잊힌 근대역사 이야기와 그 속 제주인의 삶을 알아가는 것도 중요하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올레길이 아름다운 송악산 곳곳에는 과거 일본군이 제주도민을 강제동원해 참호형식으로 만들어 놓은 동굴 진지가 수없이 많다"면서 "아픈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과거를 재조명하는 것도 후세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과거 일본군의 탄약고였으며 훗날 4.3 사건 예비검속 시 '빨갱이'로 몰려 학살당한 양민 시신이 발견된 섯알오름 4.3 유적지. (사진=민경찬 기자)

티디아이컨설팅 임정빈 이사는 "11개의 코스는 타당성, 효율성 등을 고려해 조정될 수도 있다"라면서 "건축물을 단순히 지나가면서 보는 것 보다는 그 안에 담긴 문화와 역사를 관련 전문가나 도슨트를 통해 재미있게 보면서 제주의 새롭고 다양한 면과 나아가 제주의 정체성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관련 업계 전문가, 여행 종사자 등의 시범 투어를 마쳤고 여행작가, 파워블로거 팸투어 등 그간 나온 의견을 귀담아들으며 보완할 것"이라면서 "오는 9월에는 제주 도민 등 일반인이 참여하는 시범 투어도 실시하겠다."라고 밝혔다.

투어에 참여한 신미경 여행작가는 "일반 관광객과는 별도로 힐링을 필요로 하는 직장인 등 단체 연수를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해도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냈으며 한 파워블로거는 "기존의 올레길 등 관광지와 겹치는 곳이 있어서 이 점에 대해서도 고려가 필요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임정빈 이사는 "많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보완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모든 의견을 수렴해 검토하고 반영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본 사업은 올해 말까지 수정과 보완을 거쳐 2018년 초에 상품화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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