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픽사베이)

[뉴스인] 허영훈 기자 = 국회 인사청문회가 후보들의 도덕성, 정책, 이념 등 논란으로 여전히 안개 속을 걷고 있다. 특히 ‘5대 인사배제’ 등 부적격 기준에 대한 여야 공방이 끊이질 않고 있다. 소위 ‘떨어뜨리는 기준’에 집착하고 있는 모습이다. 인사청문회는 대통령이 임명한 행정부 고위공직자의 자질과 능력을 국회에서 검증받는 제도다. 청문회에 제출된 자료만으로 후보에 대한 여러 측면을 평가해야 하는 쉽지 않은 절차다. 학교시험으로 치면 전 과목에 대한 성적평가와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만약 10개 시험과목에서 다른 과목들은 모두 90점이 넘었는데, 한 과목만 50점 이하를 받은 경우 그 학생을 어떻게 평가하는 것이 타당할까? 그 한 과목으로 평균점수가 하락해서 순위에 영향을 미치는 것만으로 그 학생은 공부를 못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우리 사회는 여전히 ‘잘한 것’ 9개보다는 ‘못한 것’ 1개로 사람을 평가하는 잣대를 과감하게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고위공직자를 선출하는 것은 그 어떤 사회 조직이나 단체장의 인사평가보다 더욱 신중하고 엄격해야 한다. 그러나 그 후보자가 해야 할 일 또는 하게 될 일에 대한 평가와 인사검증으로 그 범위를 좀 좁히는 것은 어떨까. ‘부정의 힘’보다 ‘긍정의 힘’을 먼저 이야기해보자는 의미다.

사회적으로 절대 용서되지 않는 ‘도덕성’ 과목이 50점 이하인 후보에 대한 평가는 다른 과목의 점수는 사실 볼 필요도 없이 ‘부적격’ 판단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 도덕성 과목이 100점인 사람도 없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물론 도덕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 기준을 커트라인 숫자로 설명한다는 자체가 불가능해 보인다. 그러나 적어도 90점 이상이 되지 않으니 부적격이라고 평가하는 것 역시 무리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럼 모든 과목을 평가하면서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긍정의 잣대는 어떤 것이 있을까? 필자는 ‘카쉬(KASH)’의 법칙을 제안하고 싶다. 이 법칙은 미국의 한 보험관련 협회에서 수십 년간의 경험과 데이터 분석을 통해 세일즈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는 ‘성공의 법칙’을 말하는 것으로 국내에도 널리 소개되었고 성공을 설명하는 다양한 분야의 강사들이 자주 이 법칙을 인용하고 있다.

카쉬의 법칙에서 ‘K’는 지식과 정보를 설명하는 ‘Knowledge’를 말하며, ‘A’는 태도와 자세를 의미하는 ‘Attitude’를, ‘S’는 기술과 완성을 뜻하는 ‘Skill’, 그리고 ‘H’는 그것의 습관과 지속을 설명하는 ‘Habit’을 말한다.

인사청문회 후보들에 대한 평가를 카쉬의 법칙에 따라 검증해보면 어떨까? 즉, 맡아서 해야 할 일에 대한 K를 후보자가 얼마나 가지고 있는가, 그 일에 임하는 후보자의 A는 올바른가, 위기상황에서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전문적인 S를 가지고 있는가, 당장에 필요한 성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먼 미래를 내다보는 H를 지향하고 있는가 하는 것들이다.

청문회 테이블에 올라오는 다양한 질문들 역시 카쉬의 법칙을 적용한다면 낮은 점수의 과목에만 치중한 소모적인 논쟁에서 벗어나 후보자가 그 일을 어떻게 잘 할 수 있는가에 대한 객관적 사실 부분으로 검증의 무게중심을 옮겨올 수 있을 것이다.

카쉬의 법칙은 성공하기 위한 네 가지 요소를 설명하는 법칙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성공하기 위해 본인이 인식해야 할 순서를 의미하기도 한다. 즉, 어떤 일을 하려고 할 때 내가 그 일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충분히 가지고 있는가(K)를 가장 먼저 생각하고, 그 일을 감당하기 위한 태도와 자세가 준비되어 있는가(A)를 자문하며, 그 일에 대한 완성은 무엇을 의미하는지(S), 그리고 그것을 지속시킬 수 있는지(H)에 대한 스스로의 고백이 끊임없이 숙제로 남아야 한다는 것이다.

고위공직자 인사검증은 물론, 사회의 모든 검증절차가 질의에 의한 대답이 아닌 카쉬의 법칙이 제시한 네 가지 요소와 그 순서에 따른 후보자 스스로의 고백부터 출발하는 새로운 사회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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