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뉴스인] 김동석 기자 = 국내 다수 소비자가 글루텐(gluten)을 제거한 ‘글루텐 프리’ 가공식품을 다이어트 식품이나 건강기능식품으로 오해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글루텐 프리 가공식품을 구입한 이들 중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거나 영양학적 가치가 있다고 오인해 구입한 사람은 전체의 40%가 넘었다.

8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경희대 조리ㆍ서비스경영학과 윤혜현 교수팀이 국내 소비자 306명을 대상으로 글루텐 프리 가공식품 구매 의도와 소비 태도 등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개인소비가치가 글루텐 프리 가공식품에 대한 태도와 구매의도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한 이번 연구는 한국식품조리과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조사 대상 소비자 중 글루텐 프리 가공식품을 구입해 본 경험이 있는 소비자는 38.6%였다. 글루텐 프리 가공식품 구입 경험이 있는 사람이 가장 많이 산 제품은 글루텐 프리 파스타(42.2%)였다. 글루텐 프리 베이커리(39.1%)와 글루텐 프리 스낵(12%)이 그 뒤를 이었다.

글루텐 프리 식품을 일부러 선택해 사먹는 이유론 ‘소화가 잘 될 것 같아서’가 27.1%로 가장 많았다. 이는 ‘글루텐은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는 소비자의 일반적인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글루텐 프리 식품을 구매한 소비자의 24.6%는 ‘영양학적 가치가 높을 것 같아서’, 16.1%는 ‘체중 조절을 목적으로’를 구입 이유로 내세웠다.

소비자는 글루텐 프리 가공식품을 구매할 때에도 ‘영양성분표시’와 ‘칼로리’를 크게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소비자의 43.2%가 ‘영양성분표시’를 본다고 응답했다. ‘가격’과 ‘칼로리’를 고려한다는 응답자가 각각 20.3%ㆍ17.8%로 뒤를 이었다.

실제로 글루텐 프리 관련 질병을 앓고 있는 소비자는 4.2%(5명)에 그쳤다. 많은 소비자가 글루텐 프리 가공식품을 치료식이 아닌 다이어트식 또는 건강 기능식품으로 알고 구매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윤 교수팀은 논문에서 “소비자의 인식과는 달리 일부 글루텐 프리 가공식품은 일반 가공식품에 비해 오히려 영양 측면에서 떨어지거나 칼로리가 더 높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며 “건강기능식품이나 다이어트식품으로 잘못 알고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올바른 인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윤 교수팀이 언급한 연구 논문에선 글루텐 프리 가공식품이 일반 식품보다 철ㆍ마그네슘ㆍ아연ㆍ망간ㆍ엽산 등 영양소 함량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글루텐 프리 빵은 일반 빵보다 칼로리가 30% 정도 더 높았다.

글루텐 프리 가공식품은 원래 글루텐을 섭취하면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거나 신체적으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환자의 치료용으로 만들어졌다.

미국ㆍ유럽ㆍ중동 등에선 글루텐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알레르기 환자가 인구 133명에 1명꼴로 흔하지만 국내에선 단 1건의 임상 보고만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내에선 글루텐 프리 가공식품을 반드시 섭취해야 할 소비자는 거의 없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한편 2016년에 발표된 ‘구글 식품 트렌드 2016’ 보고서에 따르면 글루텐 프리 식품(Gluten free foods)은 음식 관련 식이요법 분야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키워드였다. 현재 미국에선 약 1만개의 글루텐 프리 가공식품과 1700여개의 글루텐 프리 음료가 시판되고 있다. 전체 미국 내 신제품 출시의 24.3%를 글루텐 프리 가공식품이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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