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 서경웅, 30년간 자료모아 2019년 개봉 계획

서경웅 감독이 지난 22일 뉴스인 사무실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사진=박소혜 기자)

[뉴스인] 박소혜 기자 =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일제강점기 우리나라의 민족혼을 되살렸던 노래 ‘아리랑’. 나운규 감독이 1926년 제작하고 배우로 출연한 영화 ‘아리랑’이 흥행하면서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입으로만 전해지던 ‘아리랑’은 하나의 흐름으로 전 국토를 휩쓸었다.

이후 다양한 버전으로 영화화됐던 ‘아리랑’이 이제 다시 일제강점기 나운규의 영화 ‘아리랑’으로 복원된다. 그때 그 시절 저항정신과 민족혼을 담는다.

영화제작사 단천 대표를 맡고 있는 서경웅 감독(62)은 지난 30년 간 ‘아리랑’ 영화의 복원을 준비해 왔다고 말했다. 오는 2019년 한국영화 탄생 100주년을 맞아 영화 ‘아리랑’을 개봉하겠다는 계획이다.

22일 서 감독은 “1980년대에 일본 감독이 한국 문인에게 망언을 한 적이 있는데, 일제강점기를 지낸 우리가 왜 이런 말을 들어야 하나. 일제가 지배하던 시기에도 조선의 혼은 살아 있었다. 나운규의 ‘아리랑’이 그 증거다. 영화감독으로서 이를 복원하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서경웅 감독이 준비하는 영화 ‘아리랑’은 오로지 ‘나운규’ 표 아리랑이다. 무성영화 화면에 변사가 해설을 곁들이는 ‘변사극’으로 만들 예정이다. 5명의 연극배우가 변사로 분해 직접 극장에서 해설을 들려줄 예정이라고 전했다.

특히 신경 쓰는 부분은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음악이다. 나운규가 민초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기 위해 찾아낸 ‘아리랑’을 당시의 감동으로 전하고 싶은 마음에서다.

서 감독은 “나운규 아리랑은 ‘음악’의 성공이기도 하다. 크로스오버 기법이 등장할 정도로 당시로선 선구적이었다. 실내악 4인조와 라이브 오케스트라를 활용해 재현해 보려 한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영화 복원에는 왜 이렇게 오래 걸린 것일까?

“나운규 고향은 함경북도 회령이다. 관련 자료는 대부분 북한 지역에 있다. 아리랑의 원본 필름을 찾으려 돌아다녔지만 실패했고, 자료를 찾으려 일본도 다녀왔지만 턱 없이 부족하다. 하지만 더 이상 미뤄지면 안 될 것 같다. 현재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 음악도 만들고 내년에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인공지능과 가상현실, 첨단이 넘쳐나는 지금, 한 세기를 거슬러 올라간 ‘아리랑’의 복원이 우리에게 전해 줄 공감의 정서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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