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병원 흉부외과 박병준 교수 (사진= 중앙대병원)

[뉴스인] 마소연 기자  = 50대 여성 김 모 씨는 목이 자주 쉬고, 3주 넘게 기침과 가래가 지속돼 병원을 찾아 CT 검사를 했더니 폐암으로 진단됐다.

평생을 살아오면서 담배는 입에 대본 적도 없는 김씨는 담배 피우는 사람에게만 생기는 줄 알고 있던 '폐암'이라는 진단을 받고 큰 충격에 빠졌다.

흡연자의 질병으로 알려져 있는 폐암이 흡연 경험이 없는, 특히 여성 환자에서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폐암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 수가 남성 폐암 환자는 지난 2010년 3만 8168명에서 지난해 5만 1845명으로 36% 증가한 반면, 여성 환자는 1만 6806명에서 2만 7884명으로 6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체 폐암 환자 7만 9729명 중 35%가 여성 환자였는데,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여성 폐암 환자의 87.8%가 흡연 경력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 여성 폐암의 증가 원인은 요리 시 발생하는 연기와 대기오염, 미세먼지 등이 주요 발생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한, 비흡연자의 간접흡연 역시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비흡연자가 오랜 기간 흡연자와 같이 생활하며 간접흡연을 하면 담배 필터에 의해 걸러지지 않은 담배 연기를 그대로 흡입하게 되며 발암물질에 직접 노출되고, 더 많은 발암물질이 몸속으로 들어와 폐암 위험이 더 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중앙대학교병원 흉부외과 박병준 교수는 "비소세포성 폐암 가운데 편평상피세포암은 남성 흡연자에서 자주 생기는 반면 최근 여성, 특히 젊은 비흡연자에서 선암의 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담배를 피우지 않는 여성이라고 하더라도 폐암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흡연 여성이 폐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간접흡연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가정에서 조리할 때 반드시 창문을 열고 환기를 하고, 생선이나 고기 등의 음식을 조리할 때에는 뚜껑을 덮는 것이 좋다. 

박병준 교수는 "객혈이나 호흡곤란, 흉부 통증 등 증상이 있을 시 이미 진행된 폐암이 많으며 때에 따라 수술 시기를 놓칠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조기검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비흡연 환자는 폐암에 걸릴 것으로 생각하지 않아 상태가 악화한 뒤에 병원을 찾는 일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흡연 여성이라도 45세 이상이나 폐암 가족력이 있으면 저선량 폐 CT 검사 등 정기적인 폐 검진을 해 볼 필요가 있다"며 "조기 발견 시 수술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담배를 피우지 않더라도 적극적인 검진과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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