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 마소연 기자  = 평상시에도 손발이 차가워 고민인 직장인 이모 씨는 겨울이 두렵다.

특히 겨울에는 아프기까지 한데, 악수라도 하게 되면 통증 때문에 상대방이 깜짝 놀랄 정도로 움찔해서 대인관계까지 꺼려질 정도다.

날씨가 추우면 손발이 차가워지는 건 당연하지만, 수족냉증 환자들은 일반적으로 추위를 느끼지 않는 온도에서도 손발에 심한 차가움이나 시림을 느낄 수 있다.

수족냉증 증상은 추울 때 더 심해지고 통증까지 유발하는데, 일반적으로 남자보다 여자에게 더 흔하며 특히 출산 후 여성이나 40대 이상 여성에서 더 발생한다고 알려졌다.

10일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박경석 교수는 "수족냉증의 원인에 따라 꼭 치료가 필요한 때에도 추위 탓으로 돌리기 쉬운데, 심한 경우 괴사로 진행되거나 일부 신체 부위를 절단하는 경우까지 발생할 수 있다"며 "일상생활에 불편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손발이 찬 증상이 심하면 꼭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볼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수족냉증은 간혹 갑상선기능저하나 일부 약물 부작용이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드물게는 스트레스가 원인이 될 수 있는데, 수족냉증을 호소하는 사람 중에는 평소 과민하고 매사에 긴장하는 등 스트레스를 잘 받는 사람이 흔한 것으로 알려졌다.

◇좁아진 말초혈관, 버거병(버거씨병)

팔다리의 말초혈관이 좁아져 혈액순환장애가 오면 수족냉증이 나타난다. 심하면 말초신경도 손상되므로 저림과 감각감소도 동반될 수 있다.

혈관이 좁아지면, 손목, 발등과 오금의 맥박이 약해지거나 만져지지 않는 특징이 있고, 악화할수록 주변부위의 신경과 조직에 괴사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기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말초혈관이 좁아지는 주된 원인 중 하나는 동맥경화인데, 고혈압ㆍ고지혈증ㆍ당뇨병을 기저 질환으로 가지고 있는 사람이 수족냉증이 있으면서 손발 저림증이 동반되면 전문의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특히, 버거병은 말초혈액순환장애의 대표적인 질환으로, 담배를 자주 피우는 젊은 남성에서 많이 발생한다. 말초혈관이 막혀 손발이 괴사하거나, 심할 경우 절단에까지 이를 수 있다.

◇수축한 말초혈관, 레이노현상

겨울철에 증상이 가장 심한 레이노현상은 찬 곳에 노출되거나 심리적 스트레스를 받을 때 손가락이나 발가락이 하얗게 변하거나 파랗게, 또는 자주색으로 변한다. 수족냉증과 아울러 손발 저림과 통증까지 동반될 수 있다.

추위나 심리적 스트레스에 의해 말초혈관이 비정상적으로 수축하여 발생하므로 일종의 말초혈액순환장애로 볼 수 있다.

레이노현상은 류머티스관절염이나 루푸스와 같은 자가면역질환을 앓는 사람에게서 흔히 나타나지만, 때로는 특별한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일반인의 10% 정도에서 발생하는 드물지 않은 증상으로, 심한 경우 합병증으로 손발가락에 피부궤양과 괴사까지도 생길 수 있으므로 매우 주의해야 한다.

◇혈액순환 아닌 신경 문제일 수도

혈액순환장애뿐만 아니라 신경장애로도 수족냉증이 생길 수 있다. 말초 신경병, 추간판탈출증(척추디스크병), 손목굴증후군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는데, 이 중에서 말초 신경병이 대표적이다.

말초 신경병은 당뇨병, 만성신부전 등의 합병증이나 약물 부작용으로 오는 경우가 많은데, 증상은 보통 발끝에서 시작돼 발목과 무릎까지 번지거나 손끝에서 시작해 팔꿈치 쪽으로 퍼져 나간다.

이 질환은 수족냉증이 있으면서 손발 저림이나 감각이 무딘 느낌이 동반되면 의심할 수 있고, 많은 경우에 손발 저림이나 감각감소가 수족냉증보다 오히려 더 심하거나 빈번히 나타날 수도 있다.

◇예방은 어떻게?

흡연, 음주, 정신적 스트레스는 수족냉증을 악화시키므로 금연과 금주가 필요하며 정신적 스트레스는 적절하게 관리해야 한다.

겨울에 외출할 때는 장갑과 보온 양말을 착용해 손발을 보온하는 것이 좋은데, 손발뿐만 아니라 온몸을 따뜻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겨울철에는 몸에 꼭 끼는 옷이 혈액순환을 방해하므로 피하고, 두꺼운 옷 한 겹보다 얇은 옷을 여러 겹 껴입는 것이 보온효과가 좋다.

실내는 따뜻하게 유지하고, 일상생활에서 몸이 찬물에 가급적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일부 약제들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평소 수족냉증이 있는 사람은 미리 전문의사와 상담해 약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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