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간 전승, 여성 역할 강조, 공동체 정체성" 의미

지난 11월 30일 에티오피아에서 제주해녀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최종 등재되자 현장 관계자들이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주도)

[뉴스인] 박소혜 기자 = 제주해녀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지난달 30일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열린 유엔 아프리카경제위원회 컨퍼런스센터에서 제11차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 위원회는 제주해녀문화(Culture of Jeju Haenyeo)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최종 등재했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것은 제주도가 지난 2014년 3월 등재를 신청한지 2년 8개월 만이다. 지난 10월 31일에는 등재 권고 판정을 받은 바 있다.

무형유산위원회 위원국들은 잠수장비 없이 바다에서 해산물을 채취하는 '물질'문화가 세대 간 전승되고 있으며, 여성의 역할이 강조되는 점, 지역공동체 정체성을 형상한다는 점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1일 제주도는 "물속에서 잡은 해산물로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제주의 상징적인 문화가 바로 제주해녀"라며 "제주해녀가 지닌 상징성과 자연친화적 방식, 생태계와 공동체 문화 등은 지키고 보존할 중요한 문화유산"이라고 밝혔다.

제주해녀문화에는 '물질'과 '숨비소리', '잠수굿', '해녀노래' 등이 포함된다.

'물질'은 해녀가 바다에 들어가 해산물을 채취하는 일을 이르며, 해녀들이 물질하는 것을 '나잠어법'이라고 한다. 또한 '숨비소리'는 해녀가 1~2분 잠수한 뒤 물 위로 올라와 숨을 고르며 내는 소리를 말한다.

'잠수굿'은 영등굿의 일종으로 해녀들의 안전과 채취하는 해산물의 등풍(登豊)을 기원한다. '해녀노래'는 해녀들이 배를 타고 노를 저어 물질할 곳까지 가면서 부르는 노동요로 전 세계에서 여성들이 노를 저으며 부르는 노래로는 유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일본도 제주 해녀문화와 비슷한 '아마'(海女)의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했지만 이번에 심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등재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은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2001) ▲판소리(2003) ▲강릉 단오제(2005) ▲강강술래·남사당놀이·영산재·제주 칠머리당 영등굿·처용무(2009) ▲가곡·대목장·매사냥(2010) ▲택견·줄타기·한산 모시짜기(2011) ▲아리랑(2012) ▲김장문화(2013) ▲농악(2014) ▲줄다리기(2015) 등을 포함해 올해 '제주해녀문화'까지 모두 19건이다.

제주해녀 (사진=와이진 사진작가)

한편 지난해부터 오페라마 공연 등을 통해 제주해녀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캠페인을 벌여온 오페라마예술경영연구소 정경 소장은 "대한민국 여성의 강인함과 정신력을 나타내는 제주해녀를 문화예술로 널리 알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응원해왔는데 이렇게 등재가 확정돼서 정말 기쁘다"며 "앞으로 오페라와 무용 등을 융합한 공연을 통해 제주해녀를 더욱 알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경 소장은 지난 10월 미국 뉴욕 카네기홀에 이어 시카고와 한국 등에서 제주해녀의 가치를 알리고 유네스코 등재를 염원하는 리사이틀 공연을 선보였다.

또한 지난달 제주해녀 헌정 앨범 '제주해녀, 바다를 담은 소녀'를 워너뮤직에서 발매하고 '오페라마: 제주해녀'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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