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성 음주, 중독으로 이어져…알코올은 스트레스 높이는 효과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술을 마시게 되면 뇌가 음주 행위를 도파민 분비 상황으로 착각해 나중에는 스트레스 상황에 노출될 때마다 술이 생각나게 된다. (그림= 다사랑중앙병원)

[뉴스인] 마소연 기자  = 사상 최대의 실업난과 물가 상승, 경제난에 이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까지 더해지면서 국민의 스트레스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2분기 가계의 식비, 의료비, 교육비 등은 모두 줄고 있는데 반해 술과 담배 구입비는 전년 동기보다 7%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석산 원장은 "경기 침체 시기에 술이나 담배와 같은 기호식품을 찾는 수요가 증가하는 경향은 널리 알려진 현상"이라며 "최근에는 경기 침체로 가뜩이나 어려운 시기에 민감한 정치적 이슈가 연일 터져 나오면서 분출된 스트레스를 술로 푸는 사람들이 느는 추세"라고 말했다.

편의점 씨유(CU)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6일까지 약 열흘 동안 소주 매출은 전년 대비 25.4%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석산 원장은 "편의점 소주 매출이 늘고 있다는 것은 사람들이 즉흥적으로 술을 찾고 있다는 현상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음주 경험이 계속 반복될 경우 우리 뇌가 착각을 일으켜 '스트레스=술'이라는 공식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우리 몸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스트레스 호르몬을 담당하는 부신에서 코르티솔, 아드레날린, 노르아드레날린 등 스트레스 호르몬을 과다하게 생성해 방어 태세를 갖춘다. 동시에 뇌에서는 우리 몸을 보호하려는 방편으로 갈망 호르몬의 일종인 세로토닌이나 도파민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촉진한다.

이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화학물질인 도파민 분비를 촉진하기 위해 우리 뇌는 과거 기분 좋았던 경험 중 우리 몸이 가장 빠르게 회복하고 반응했던 때를 떠올리게 된다.

김 원장은 "뇌에 도달한 알코올은 쾌락 중추라 불리는 뇌 보상회로를 자극해 도파민의 생성이나 분비를 돕는다"며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술을 마시게 되면 나중에는 뇌가 음주 행위를 도파민 분비 상황으로 착각해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술이 생각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스트레스 상황에서의 반복적인 음주는 오히려 스트레스를 취약하게 만들고 알코올 섭취량을 늘려 알코올 중독을 강화시킨다. 게다가 알코올 자체가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시상하부, 뇌하수체, 부신피질 축을 자극해 스트레스를 악화시킨다.

실제 술과 스트레스의 상관관계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알코올이 스트레스 강도를 더욱 높이고 스트레스를 받는 시간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원장은 "스트레스를 술로 풀다 보면 처음에는 기분이 나아질지 모르지만 결국에는 알코올에 대한 의존성이 강해진다"며 "규칙적인 수면과 영양 섭취, 적절한 운동이나 명상을 통해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뉴스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