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울 승마클럽과 함께 하는 '홀트학교 재활승마체험'

▲가을이 무르익어 가는 지난 19일 홀트학교 운동장에서 학생들이 재활승마체험을 하고 있다.

[뉴스인] 민경찬 기자 = 완연한 가을, 아이들이 말 타는 날이 돌아왔다.

지난 19일, 햇볕이 제법 강한 홀트학교 운동장에는 말 두 필이 몸을 풀고 있고 학생들은 그늘로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시월 하순이라고는 하지만 겉옷을 입고 조금만 움직이면 땀에 젖을 정도의 날씨다.

동서울 승마클럽과 함께 재활승마체험을 하기로 한 아이들은 순서를 기다리며 긴장한 듯 앉았고, 구경 나온 아이들 역시 나름대로의 가을을 즐겼다. 

혼자 제자리 뛰기 하는 아이, 반복해서 기합 소리를 내는 아이, 운동장 트랙에 와불처럼 누워 관망하는 아이, 휠체어에 누워 하염없이 허공만 바라보는 아이 등 제각각이다.

▲홀트학교 한 학생이 말을 타고 카메라를 향해 V를 그리는 여유를 보이고 있다.

얼굴에 웃음을 잃지 않는 교사들은 학부형과 함께 아이들을 온몸으로 감싸고 만지고 어우르며 소통한다. 아이들도 자연스레 선생님을 안고, 만지고, 장난을 건다. 누가 학부형이고 교사인지 분간하기 쉽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러운 가족의 모습이다.

승마 체험 아이들은 허리를 곧게 펴주는 역할을 하는 조끼와 안전모를 쓰고 자신의 순서를 기다렸다. 한 아이는 안전모 쓰기를 끝내 거부해 그냥 타기도 했다. 아이 하나를 말에 태우려고 어른 3~4명이 동원되기도 했다. 아이의 안전을 위해서다.

이제는 말타기가 익숙해진 아이들은 일단 말에 오르면 사이드워커의 도움으로 운동장 두 바퀴를 돌면서 두려운 기색이 없다. V를 그리며 사진도 찍을 만큼 여유도 생겼다. 1년에 4~6회 시행하는 승마체험의 효과다.

▲홀트학교 교사들과 사이드워크들이 한 학생이 말에 오르는 것을 도와주고 있다.

아이들이 떨어지지 않게 잡아주고 말을 끌며 운동장을 도는 사이드워커들은 "아이들이 조카 같고 동생 같은 느낌이 들어 전혀 어색하지 않다"며 "딱히 (내가) 해주는 것은 없지만 이렇게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땀 흘리는 보람이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학생 체험 후 교사와 어머니들도 말을 탔는데 초등학교 4학년 학생의 어머니 이 모 씨는 "말을 처음 타 봤는데 완전히 신세계"라며 "중심을 잡으려다 보니 절로 운동도 되고 직접 타 보니 쉽지 않은 게 '아이들이 나보다 더 잘 탔구나'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떤 아이들은 운동 부족으로 많이 야위었는데 이렇게라도 몸을 움직이니 아이 건강에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교사들도 "아이들을 말에 태우려면 우리도 탈 줄 알아야 한다"며 "조금 무섭기도 했지만 즐거운 체험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미국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홀트학교 합창단 학생이 선생님들에게 보낸 자필 편지와 선물

체험 중간에는 홀트 학교 합창단의 일원으로 미국에서 공연을 마치고 돌아온 한 학생이 선생님들에게 직접 쓴 편지와 선물을 돌렸는데 선물이 한국 제품이라 "한국에 돌아와 부랴부랴 선물을 준비한 것 아니냐"는 농담을 듣기도 했다. 

승마 체험을 하지 않는 아이들은 체험 때마다 빠지지 않고 찾아오는 홀트학교 홍보대사 '에이딘'과 기념촬영을 하거나 사인을 받는 등 별도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에이딘의 지민은 "친구들이 우리를 기억해주고 때론 격하게 반겨주는 것이 고맙다"면서 "체험 때마다 와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즐겁다"고 말했다.

승마체험은 이달을 끝으로 올해 일정이 마무리되며, 돌아오는 봄 4월부터 다시 시작한다. 

한편 이번 체험에는 글로벌뷰티산업진흥협회(회장 박갑도), 해인화장품(대표 송시아), 명진수산(대표 장명숙), 준선농원 유황포도(대표 유준선), 바르샤(대표 용운) 등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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