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 교육가회가 바라본 아프리카

*아프리카 하면 무엇이 떠오르십니까. 굶주림과 질병, 자연재해로 고통받는 검은 대륙, 혹은 해외여행기를 담은 TV 프로그램 속 이국적 모습일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교육개발협력사업을 수행해온 국경없는 교육가회(EWB, Educators Without Borders) 구성원들이 몸소 겪고 느낀 다채로운 아프리카 이야기를 뉴스인에서 연재합니다. EWB는 지난 2007년 개발도상국 교육권 확대를 위해 설립된 비정부단체입니다. -편집자주

부르키나파소에서 한 주민이 당나귀가 끄는 수레에 나뭇가지를 싣고 가고 있다. (사진=백미래)

[뉴스인] 백미래 = 대학 졸업 후 아프리카행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아프리카 땅을 밟아보고 싶어서다. 내 마음과 머릿속에 아프리카는 굉장히 특별한 곳이었다.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세계였기 때문에 그 땅을 꼭 밟아보고 싶다는 모험심을 자극했고 이렇게 나의 여행은 시작되었다.

부르키나파소로 가는 길은 정말 험했다. 서울에서 방콕까지, 방콕에서 에티오피아까지, 에티오피아에서 부르키나파소까지, 직항이 없어서 비행기를 2번이나 갈아타야 했다. 에티오피아 항공은 낡고 낡은 관광버스 같았다. 에티오피아 항공을 타고 10시간 이상 비행해야 했는데 비행기가 엄청 흔들려서 이렇게 비행기 사고가 날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비행기를 타도타도 끝이 없어서 부르키나파소의 수도인 와가두구까지 도착은 할 수 있을까 생각했고, 문득 비행을 포기하고 싶기도 했다. 하지만 비행을 포기한다면 온 만큼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그대로 타고 온 것이다.

다행인 것은 서울에서 방콕까지 타고 온 대한항공의 좌석보다 에티오피아 항공의 낡은 좌석이 훨씬 편안했다는 것이다. 여러 사람 몸에 길이 들어서 내 몸에 꼭 맞춘 듯 편안하게 앉아 갈 수 있었다. 그 낡은 비행기에서 먹는 기내식은 얼마나 꿀맛이었는지! 그렇게 태국에서 에티오피아에 도착했다.

에티오피아 공항은 특별했다. 비행기 표도 끊어주지 않는 것이다. 비행기 환승객들의 보안검사도 하지 않고, 여권과 표도 쓱 훑어보고 마는 것이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 건지 놀라웠다.

부르키나파소의 수도인 와가두구에 도착했을 때 신기한 점은 입국심사카드를 기내에서 작성하지 않고 공항에 도착해 다 함께 작성하는 것이었다. 황열카드와 초청장까지 챙겨왔지만 전혀 확인하지 않고 들여보내 주었다. 그렇게 21시간의 비행 끝에 와가두구에 도착했다.

이곳에 오기 전 부르키나파소 사진들을 찾아보면서 삭막하고 공허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 아프리카이므로 치안에 대한 걱정도 있었다. 출국하기 한 달 전 갑자기 일어난 테러로 불안감은 더했다.

화려한 옷차림의 부르키나파소 여성이 오토바이를 타고 가고 있다. (사진=백미래)

하지만 와가두구는 활기가 넘치는 도시였다. 사람들은 친절하고 개방적이다. 도로의 수많은 오토바이와 물건을 들고 파는 사람들, 길에서 자는 사람들과 머리에 물건을 이고 등에는 아이를 업은 여자들. 한국의 비슷비슷한 일상에서 이곳으로 오니 굉장히 다채로웠다. 길에서 들리는 아프리카다운 음악들과 여자들의 화려한 의상들. 정말 볼거리가 다양했다.

이 나라 사람들은 개방적이면서도 진중하고 순수하다. 사람을 스테레오 타입으로 나눠 보는 것을 좋아하진 않지만 이곳 사람 대부분이 양반 기질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내가 상상했던 껄렁껄렁하며 다가오는 그런 모습과는 달랐다.

반짝이는 햇살과 호수를 바라보는 부르키나파소 아이들 (사진=백미래)

4월은 가장 더운 달이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부르키나파소에서 더위를 이겨내는 것은 쉽지 않지만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고 그들을 알아가는 것은 가슴 뛰는 일이다. 여태까지 내가 상상했던 아프리카는 너무나 왜곡된 것이었다.

이곳도 역시 사람이 사는 곳이고 전혀 이상한 곳이 아니라는 것이다. 어쩌면 그런 왜곡된 아프리카에 대한 이미지에 내가 모험심을 갖고 이곳에 이른 것일지 몰라도 지금 진짜의 아프리카가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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