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1일 예술의 전당 '2016 코리아 오페라 스타스 앙상블' 정기연주회

▲ 남성 성악가로 이뤄진 '코리아 오페라 스타스 앙상블'이 연주하고 있다. (사진=민경찬 기자)

[뉴스인] 박소혜 기자 = 국내 정상급 성악가들이 한 무대에 올랐다. 삼일절을 맞아 올해로 3회 연속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코리아 오페라 스타스 앙상블' 정기연주회에서다.

2500석 콘서트홀을 가득 채운 관객들을 무대 속으로 이끈 오프닝은 푸치니의 마지막 오페라 '투란도트' 속 아리아 '네순 도르마(Nessun Dorma). '공주는 잠 못 이루고'로 잘 알려져 있는 이 곡목의 원 뜻은 '아무도 잠들지 말라'다.

극 중 칼라프가 투란도트 공주의 사랑을 얻기 위해 목숨을 걸고 부르는 이 아리아는 50여명의 성악가들이 무대 양 옆에서 등장하면서 한 소절씩 연주를 이어갔다.

등장부터 심상치 않은 이번 공연은 엄숙하고 장엄한 분위기의 성가가 이어지면서 관객들을 집중시켰다.

3월의 첫날은 새봄을 알리기에도 적당한 시점. 봄맞이 가곡들이 메들리로 편곡됐다.

'강 건너 봄이 오듯'(임긍수 곡)을 비롯해 시에 곡을 붙인 가곡들이 이어졌다. 김동환의 시에 김동진이 곡을 붙인 '봄이 오면', 김동환의 시에 김규환이 곡을 만든 '남촌', 박두진이 쓰고 이흥렬이 작곡한 '꽃구름 속에'가 봄을 상기시켰다.

또 홍난파의 '고향의 봄'이나 현제명의 '나물캐는 처녀', 이성복의 '봄'처럼 한국의 정서가 가득하면서도 경쾌하게 흥얼거리기 좋은 노래들이 깊고 고운 합창으로 연주됐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제주 해녀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기원하는 캠페인을 겸하고 있는 만큼 쉽게 듣지 못했던 제주 민요가 공연됐다.

제주도의 대표적인 민요인 '오돌또기'는 아름다운 제주 풍경을 담은 어부의 사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또 다른 제주 민요 '느영나영'은 '너하고 나하고'라는 뜻의 제주 방언이다. 남녀 간 사랑 뿐 아니라 함께 어울린다는 의미로 표현된다.

2부 공연에서는 남성 성악가들이 함께 만드는 화음을 더욱 깊게 느낄 수 있는 명곡들이 이어졌다.

러시아의 민요 '볼가강의 뱃노래'는 볼가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사공들이 부르는 노동요다. "어기여차"하는 후렴구가 힘찬 기운을 뿜어내며 공연장의 열기를 더했다.

베르디 오페라의 '일 트로바토레'에 등장하는 '대장간의 합창' 역시 집시들이 일터로 나가며 부르는 노래로 성악가들의 매력을 더하는 무대였다.

구노(Gounod)의 오페라 '파우스트'에 등장하는 '병사의 합창'은 전장에 나선 병사들의 씩씩한 기상을 표현했다.

남성 성악가들의 기상이 극에 달할 무렵 여성 성악가들의 초청연주가 펼쳐졌다.

▲ 서울레이디스싱어즈 '프리마베라'가 윤의중 교수의 지휘에 맞춰 초청연주를 펼치고 있다. 사진=민경찬 기자

클래식 걸그룹을 모토로 창단된 서울 레이디스싱어즈의 '프리마베라'. 스페인어로 봄을 뜻하는 팀이름처럼 무대 분위기를 상큼 발랄하게 이끌었다.

관현악곡을 보컬로 바꾼 편곡에 우아한 무대매너와 세련된 율동, 때로는 코믹한 연기까지, 끼가 넘치는 공연을 선보였다.

놀라운 것은 이들이 지난해 클래식 대중화를 지향하며 오페라마와 합작으로 새롭게 출범한 얼마 안된 그룹이라는 점이다. 

'운명교향곡', '왕벌의 비행', '사계', '백조의 호수' 등과 같은 클래식 명곡들은 목소리의 화음과 극적 요소가 더해져 관객에게 더욱 친숙하게 다가왔다.

이밖에도 경쾌한 라틴 리듬이 돋보이는 '썸싱 라틴(Something Latin)'은 프리마베라의 매력을 더욱 돋보이게 만든 무대였다.

다시 이번 공연의 주인공인 '코리아 오페라 스타스 앙상블'은 '두원 판타지'에 이어 랩과 클래식과 재즈가 어우러진 '재즈 미사'를 들려주며 공식 무대를 마쳤다.

'아리랑'과 '아름다운 나라'와 같은 앙코르 곡들은 삼일절의 의미를 더하는 마무리였다.

창단공연에 이어 삼일절마다 같은 장소에서 정기연주회를 이어오고 있는 '코리아 오페라 스타스 앙상블'은 해마다 다양한 레퍼토리를 시도하며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개성 넘치는 남성 성악가들의 매력을 살리면서도 조화로운 음색이 더욱 돋보일 수 있는 웅장하고 압도적인 곡을 덧붙인다면 공연의 하이라이트로 금상첨화일 것이다.

이번 공연은 오페라마가 주최하고 오페라마 예술경영 연구소(소장 정경), 영음예술기획 등이 주관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후원을, 뉴스인, 국제뉴스, 코리아뉴스타임즈, JTN 미디어 등이 미디어 주관을 맡았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뉴스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