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 박길홍 주필 = 글로벌 경기 침체 심화에 대책 차원에서 대만 일본 중국 등 각국 중앙은행들이 앞다투어 비정상적인 통화·금융정책으로 긴급 처방을 내놓고 있다.

일본이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지 하루 만에 대만 중앙은행은 지난달 30일 하루짜리 은행 간 콜머니 금리를 0.23%에서 0.20%로 낮췄다. 이에 따라 대만은 지난해 12월에 기준금리를 기존 1.750%에서 1.625%로 0.125% 포인트 인하했는데, 오는 3월 중앙은행 이사회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일본 덴마크 스위스 스웨덴 등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총 23.1%를 차지하는 나라들이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했다. 캐나다와 대만도 마이너스 금리 채택을 적극적으로 고려중이다.

마이너스 금리란 은행에 돈을 맡기면 이자를 받는 것이 아니라 ‘돈 보관료’를 내야하는 것이다. 마이너스 기준금리가 잇따르고 있는 것은 대대적으로 돈을 찍어 뿌리는 ‘양적 완화’만으로는 경제침체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우리는 명색이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이 자주적이고 독창적인 재정·통화·금융정책을 펼 능력이 없다. 혹시 무늬만 세계 10대 경제강국이 아니라면 국가 경제정책이 국가 경제활성화 보다는 재벌 사내유보금의 금융수익 보장이 우선일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이너스 금리로 이익 볼 사람과 손해 볼 사람은 누굴까.

이익 볼 사람은 국민의 99%인 서민과 저소득층이다. 마이너스 금리가 되면 현재 1200조 원 가계부채의 이자부담이 크게 경감되고 부채상환능력이 크게 증가된다. 원화가치가 하락하고 인플레가 되면 그 자체로 가계부채의 실질액수는 감소한다. 이에 따라 소비가 늘어나니 경기활성화에 이바지한다.

또한 원화가치 하락으로 수출 가격경쟁력 증가, 수입 감소, 외래 관광객 증가, 해외여행 감소 등으로 큰 폭의 경상수지 증가가 예측된다.

그리고 2016년에 100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계측되고 있는 10대 재벌의 창고에 쌓아 둔 돈인 사내유보금이 고용과 성장에 투자될 것이므로 국가는 큰 이익이다. 사내유보금의 금융이익이 감소하고 더욱이 은행에 돈 보관료를 내야한다면 어쩔 수 없이 그들은 생산적으로 투자할 것이다.

손해 볼 사람은 국민의 최상위 1%인 재벌과 슈퍼부자들이다. 지금 은행들은 이들이 맡긴 돈으로 ‘돈 창고’가 넘쳐서 대대적으로 ‘돈 창고’를 증축 중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이들이 은행에 맡긴 돈의 실질 가치와 이자 소득이 감소할 것이다.

더욱이 돈 보관료를 내야하면 이들이 울상이 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1000조 원에 육박하는 사내유보금을 보유한 10대 재벌들이 제일 속상하다. 고리대금 돈놀이의 수익이 신통치 않고 엄청난 돈에 대한 엄청난 돈 보관료까지 내야 한다면 최악이다.

경기가 더욱 나빠지기를 기다려 돈 창고에 쌓아 둔 현금을 풀어서 대한민국의 알짜 자산들을 싹쓸이 하려던 그들의 야망과 포부도 함께 물거품이 된다.

마이너스 금리의 최종 대차대조표는 부익부빈익빈의 완화와 서민경제 활성화이다. 부자 정부와 부자 여당 그리고 보수언론은 절대 눈 뜨고 곱게 지켜 볼 수 없는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을 이해할 수 있다면 생각이 바뀔 수 있다. 이것이 국가 경제성장의 길이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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