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화 전통복식 연구가, '조국의 찬란한 빛이 되어' 문화제 기획

▲ 전통복식 연구가인 이순화 디자이너. 민경찬 기자 krismin@newsin.co.kr

친일파 암살작전을 둘러싼 독립군들과 임시정부대원, 그들을 쫓는 청부살인업자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암살'이 광복 70주년을 맞아 광복절의 의미를 되새기는 국내 분위기와 맞물려 누적관객수 1000만명을 코앞에 두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는 비단 영화계에서만 일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의상 재현을 통해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33명의 민족대표를 만날 수 있는 패션쇼가 준비 중이다.

광복절의 의미를 되새기고 이를 밑거름 삼아 대한민국의 미래를 꿈꾸자는 취지의 문화제 '조국의 찬란한 빛이 되어'가 오는 14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중국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최된다.

이번 문화제에서 일제 강점기와 6ㆍ25전쟁 당시 복식을 재현한 이순화 디자이너는 "의상으로 그 시대를 재현하고 사람들이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고 싶었다"고 12일 밝혔다.

지난해 한글날인 10월 9일, 훈민정음을 창제ㆍ반포한 세종대왕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세종사랑 문화강국' 패션쇼에서 화려한 궁중 복식을 재현한 바 있는 이순화 디자이너는 이번 패션쇼에서 전과 다른 분위기의 의상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모든 패션쇼를 준비할 때마다 항상 우리나라가 세계에 보여지는 이미지를 중요시 한다"며 "멋지고 아름다운 옷을 선보이고 싶은 것은 디자이너로서 당연하지만, 이번 광복 70주년 기념 패션쇼에서는 참담했던 그 시대 우리나라의 의복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 제568돌 한글날을 맞아 지난해 10월 9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세종이야기 공연 패션쇼-세종을 만나다'에서 한복을 디자인한 이순화 디자이너가 소감을 전하고 있다. 민경찬 기자 krismin@newsin.co.kr

전통복식 연구가인 이순화 디자이너는 역사에 대한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그는 "그 시대에 독립운동을 하신 분들의 헌신과 지도자 정신이 있었기에 우리나라의 독립이 가능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는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정치적으로는 항상 소란스러웠다. 나라가 어지러운 만큼 올바른 지도자 정신을 갖고 함께 미래를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화합을 중요시하는 그는 새누리당 전ㆍ현직 대변인단 모임 '말글회'와 함께 이번 문화제를 준비하며 문화제가 정치적으로 비춰질까 우려를 표했다.

그는 "문화제를 기획하면서 정치적이나 사업성으로 패션쇼를 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도 많이 받았다"며 "제가 먼저 말글회 황천모 회장께 함께 문화제를 준비하자고 연락드렸다. 처음에는 별로 관심을 안 보이시더니 설명을 듣고 난 뒤에는 혼신을 다해 도와주시더라"며 웃어 보였다.

이어 "오해에서 벗어나 한 마음으로 화합해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자는 뜻으로 여야의 정치인 20여명을 패션쇼 무대에 등장시켰다"라고 말했다.

이순화 디자이너는 앞으로도 한국의 전통복식을 전 세계로 알리고 싶다며 정부가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정책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만큼 디자이너들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이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세계적인 명품 디자이너들은 대부분 개인의 이름을 걸고 일을 하고 있다. 그들은 나라를 세계에 알리는 것은 물론 돈도 벌어오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개인 디자이너를 소중히 했으면 한다. 정부 차원에서 한국적인 것을 알릴 수 있는 디자이너를 키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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