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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전파자는 없다, 슈퍼전파병원과 슈퍼전파정부가 있을 뿐"
박길홍 주필 | 승인 2015.06.24 10:02

【서울=뉴시스헬스】박길홍 주필 =  사망한 76번(여·75) 환자와 1번(남·68), 6번(남·71), 14번(남·35), 15번(남·35), 16번(남·40) 환자를 최소 2명에게 메르스(Mers) 바이러스를 전파한 슈퍼전파자라고들 한다.

‘범정부메르스대책본부 즉각대응팀’은 슈퍼전파의 원인으로 이들이 심한 폐렴을 호소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어서 바이러스를 많이 배출한 것을 거론하고 있다. 이들이 응급실을 비롯한 사람들이 많은 곳에 머무르며 슈퍼전파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 합동평가단’은 우리나라에 창궐한 메르스에서 바이러스 변이는 발견되지 않았고 따라서 전염력과 임상양상도 사우디아라비아와 차이가 없다고 분석하였다.

슈퍼전파자는 슈퍼전파병원이 만든 것이다.

병원은 메르스 환자를 1인용 음압병실에서 진료하지 않았다. 심지어 환자, 보호자, 의료인으로 붐비는 응급실이나 다인용 병실에 다른 환자 및 보호자들과 함께 입원시켰으며 같은 병동뿐만 아니라 병원 내의 화장실 등 여러 곳을 마스크도 안 하고 기침을 하며 자유로이 돌아다니게 방치하였다.

병실과 앰뷸런스의 환기도 신경 쓰지 않았다. 의료진도 환자를 치료하며 개인보호예방조치를 철저히 준수하지 않았다. 즉 슈퍼전파자는 무지한 의료환경이 만든 슈퍼접촉자인 것이다.

미국 질병관리예방본부(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CDC)에 따르면 메르스 전파는 기본적으로 환자의 혈액, 체액(모유 등), 분비물이 접촉감염 및 공기감염 등을 통하여 으로 들어와서 감염된다. 분비물은 땀, 침, 가래, 콧물 등 호흡기 점액, 구토, 소변, 설사 등이다.

따라서 의료진은 메르스 유행 시기에 호흡기환자를 진료할 때는 메르스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면서, 환자 진료 시 개인보호장비를 착용하고 기본 감염 예방관리뿐만 아니라 접촉감염, 공기감염 주의사항을 반드시 이행할 것을 권고한다.

공기감염을 막기 위하여 환자는 반드시 공기감염격리병실(Airborne Infection Isolation Room: 음압병실)에 입원시키고 병원 안쪽을 향한 문은 꼭 필요한 경우 이외에는 열지 말며, 환자가 검사를 위하여 부득이 외부에 나갈 때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시켜야 한다. 공기감염은 병실, 가정, 승용차 등 환기가 불량한 좁은 공간에서 환자의 호흡기 분비물이 공기 중을 부유하고 있을 때 가능하다.

접촉감염을 막기 위하여 손을 깨끗이 씻고 자기 눈·코·입을 만지지 말며 옷 세탁, 식기, 화장실을 환자가 별도로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 환자 주변과 감염물(환자 체액, 오염된 의료용품과 장비 등)은 철저히 소독해야 한다. 병실에는 꼭 필요한 의료인력 외에는 출입을 금해야 한다.

이러한 주의사항을 준수하지 않아서 115번 환자는 정형외과 외래진료 후 감염되었고, 응급실 부근 화장실을 이용한 사람도 감염되었다. 의료인은 환자 진료, 심폐소생술, X-ray 촬영 후 감염되었다. 심지어 어떤 의사는 응급실에서 환자가 있는 곳과 멀리 떨어진 다른 환자를 진료하다가 감염되었다. 이들은 땀, 침, 구토, 대소변에 의한 접촉감염, 호흡기 부유물에 의한 공기감염으로 의심된다.

우리나라에서 메르스가 지금처럼 창궐한 것은 첫 환자 확진 후 정부의 부실한 방역대책 때문이다. 메르스 환자와 진료병원을 공개하지 않아 의료인과 내원환자들이 메르스 환자와 무방비 상태로 접촉하게 되었다.

또한 공기감염의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지었고 땀, 침, 구토, 대소변에 의한 감염 가능성을 언급하지 않아서 바이러스에 무방비로 노출되었다. 건강한 사람과 어린이의 감염 가능성과 중증 이환 가능성을 일축하여 이들이 개인예방보호조치를 소홀하게 하도록 조장하였다. 즉 슈퍼전파병원은 정부의 무지한 방역대책이 만든 것이다.

또한 메르스 환자의 증상과 진단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환자의 발병을 신속하게 진단, 격리하여 치료받게 하지 못하였다.

더욱이 자가격리 시에는 격리관찰자를 엄격하게 관리하지 않아서 가족들과 함께 평소와 같이 생활하며 밀접하게 접촉하도록 방치하였다. 심지어 자유로이 공공장소를 돌아다니며 외국에 나가는 것도 막지 못하였다.

CDC 메르스 방역대책의 핵심은 우선 전국적 메르스 감시체계를 가동하며 환자 및 접촉자 행적 추적 관련 최신 정보를 실시간으로 국민들에게 상세히 알리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환자 및 격리관찰자 방역대책과 의료인, 가족, 대중을 위한 개인보호예방조치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접촉자들을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다. 기관격리를 원칙으로 하되 부득이 자가격리를 할 경우에는 가정방문으로 접촉감염 및 공기감염을 막기 위한 환경적 조건을 검증한 후 허가한다.

자가격리자는 가족과 동거하지 말고 환기가 잘되는 넓은 독방을 사용하며 가정 안쪽으로 향한 방문은 꼭 필요한 경우 외에는 절대 열지 말고 외부로 난 창문은 환기를 위해 활짝 열어야 한다. 그리고 마스크를 착용하고 구강청정제와 기침 예절을 지키며 식기, 옷 세탁, 화장실을 따로 사용해야 한다.

꼭 필요한 가족 외에는 접촉하면 안 된다. 특히 노약자, 어린이, 만성질환자는 접촉하면 안 된다. 또한 공공장소로 외출을 삼가 다른 사람에게 병을 전염시키지 않아야 한다. 메르스 유행기에는 공공장소도 적극적인 환기에 노력해야 한다.

증상이 나타나면 일반 병·의원에 절대로 가지 말고 ‘메르스 전문병원’의 음압병실에 바로 입원해야 한다.

메르스는 1~99세까지 누구라도 걸릴 수 있다. 건강한 사람보다 만성폐질환, 신장질환, 면역기능저하, 고혈압, 당뇨, 암 등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이 감염도 잘되고 사망률도 높다.

증상은 주로 경증이나 중증 호흡기질환 증상을 나타내는데, 환자에 따라 매우 다양하여 열, 콧물, 코감기, 마른기침, 가래, 현기증, 목통증, 숨 가쁨, 호흡곤란, 오한, 몸살, 두통, 근육통, 설사, 구토, 복통 등이다. 이 중 어느 것이라도 한 가지만 나타날 수도 있고 복합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즉 현기증만 있을 수도 있고, 열이 없이 경증 호흡기질환으로 나타날 수도 있고, 설사 후 폐렴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증상이 없는 보균자도 약 20%로 추정되는데 이들의 전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진단은 메르스 바이러스의 존재를 유전자 분석으로 판정한다. CDC가 개발한 rRT-PCR(real-time Reverse Transcription-Polymerase Chain Reaction) 방법으로 호흡기 분비물, 혈액, 대변에서 분석한다. rRT-PCR로 바이러스 유전자의 두 부위를 확인하거나 유전자 서열 분석으로 한 부위를 확인하면 확진된다.

완치 판정은 하부 및 상부 호흡기 분비물, 혈청, 대변 표본 모두에서 2번 연속 음성이 나오면 확진이 된다. 완치 후 24시간 후부터 전염력이 없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CDC는 지난 2일 홈페이지의 ‘한국의 메르스 상황 분석’이라는 글에서 "한국에서는 메르스에 감염되는 노출시간이 불과 5분에서 수 시간이었다"면서 적극적인 접촉자 추적조사와 더불어 철저한 방역조치와 개인예방조치가 확산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권고하였다.

메르스 유행과 슈퍼전파자 출현의 1차적인 책임은 정부의 부실한 방역대책이다. 일부 슈퍼전파병원들도 정부가 환자 행적 추적 정보를 첫 환자부터 실시간으로 상세히 공개하였으면 지금보다는 메르스 환자가 덜 발생했을 것이다. 하지만 국내 최고병원이라면 선도적으로 스스로 방역대책과 개인예방조치의 모범을 보였어야 했다.

이제 정부와 의료기관의 방역대책이 자리를 찾아가고 있으므로 슈퍼전파자는 없을 것이다. 3차유행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방역망에 허점을 노출하고 있으므로 산발적인 발생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경계망을 늦추면 안 된다. 환자가 새로 발생하면 방역대책은 계속 원점에서 다시 출발해야 한다. 그리고 갈수록 환자 행적 추적은 더 어려워진다.

메르스는 아직 병원성과 감염경로 및 임상증상이 완전히 정의되지 않은 상태이나 현재까지의 임상경험으로는 전염성이 약해서 방역대책과 개인예방보호조치만 철저히 이행하면 접촉감염 및 공기감염으로 지역사회에 널리 만연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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