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

UPDATED 2019.12.16 월 11:19
상단여백
HOME
[칼럼] 메르스 확산, 원칙만 지켰어도…“안전관리 부실 심각”
박길홍 주필 | 승인 2015.06.02 16:41

【서울=뉴시스헬스】박길홍 주필 =  메르스(MERS)는 중동호흡기증후군(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coronavirus, MERS-CoV)이라는 2012년 처음 보고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coronavirus)에 의해 유발되는 신종 독감으로 중동,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환자가 발생하였다. 이 전염병은 1-99세, 영유아에서 노인까지 누구라도 걸릴 수 있다. 환자 10명 중 3-4명이 사망하였는데 특히 만성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이 감염도 잘되고 사망률이 높다.

메르스는 감염된 동물(낙타, 박쥐 등)이나 사람의 호흡기 분비물에 직접 접촉했을 때 감염된다. 따라서 환자가 자유로이 돌아다니면서 신체적으로 접촉한 주변 사람은 감염 위험이 크다.

이에 따라 세계보건기구(WHO)는 치료ㆍ간호 등을 위하여 환자와 접촉할 때는 마스크, 고글 혹은 안면 보호장구 등 눈, 코, 입을 보호할 수 있는 장비와 일회용 장갑, 긴 소매 가운을 착용하고 자기 눈, 코, 입을 손으로 만지지 말며, 환자와 접촉 후에는 가능한 손과 몸을 비누 혹은 알코올 소독제 등으로 깨끗이 씻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또한, 환자의 병실과 가정은 환기를 적극적으로 충분히 시키고 특히 환자가 기관삽입 심폐보조기를 부착하였을 때는 호흡기 분비물이 에어로졸을 형성할 가능성이 크므로 더욱 자주할 것을 권고한다.

공기 전염은 병원 입원실이나 가정 등 환기가 불량한 좁은 공간에서 환자의 호흡기 분비물이 공기 중을 부유하고 있을 때 환자와 같이 있으면 가능하다. 하지만 탁 트인 넓은 공공장소에서 공기를 통하여 사람ㆍ사람, 동물ㆍ사람 간 전염된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

따라서 메르스 전파는 이제까지의 임상경험으로는 평균 전염률이 약 2.7명으로 상당히 제한적이어서 전염병 방역체계가 잘 구축된 국가에서는 널리 만연할 가능성이 거의 없고 과민반응 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방역체계가 부실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2014년 6월 6일까지 689명의 환자가 발생하여 이 중 283명이 사망하였다. 이 과정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방역당국이 제대로 대처를 못 하면서 메르스가 전 세계로 퍼지게 되었다.

우리나라도 방역체계가 부실한 것이 문제이다. 메르스 격리 관찰 대상자가 항공편으로 중국으로 출국한 후 발병하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으로 전형적인 후진국형 전염병 관리체계를 여실히 드러났다. 그 여파로 중국 국민들의 반한ㆍ혐한 감정의 고조와 더불어 민ㆍ관의 경제적ㆍ외교적 손실을 입고 있으며, 또한 세계적으로 질병ㆍ사회 안전관리 수준에 대한 국가적 망신을 초래하고 있다.

방역업무의 중추이며 실무기관인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국립의료원은 자신의 임무와 역할이 무엇인지 이해를 못 하고 있는 듯하다. 대형의료기관들도 메르스 환자 진료 회피에만 급급하고 있다. 질병안전관리 개념과 체계의 부실, 기강 해이, 책임 회피, 배임만이 눈에 띠고 국민 건강과 사회 안전을 위한 사명감, 자기희생을 감수하는 솔선수범, 자기반성은 보이지 않는다.

전문성도 결여되어 있다. 메르스 환자와 접촉해 격리된 사람이 682명, 확진 환자가 18명으로 늘어나자, 정부는 첫 환자 발생 10일 이상이 경과한 후에야 비로소 격리 관찰 대상자의 출국을 제한키로 했다.

환자와 격리 대상이 이렇게 급증한 것은 결국 첫 환자 및 그와 접촉한 격리 대상자의 관리 소홀 때문이다. 이로 인하여 그들과 같은 시기에 병원에 있었던 사람이나 가족 중 감염자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번 메르스 확산과 같은 사태는 우리나라의 고질병인 안전 불감증과 안전관리체계의 부재로 인한 것이므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일어날 것이다. 성수대교, 삼풍백화점 붕괴, 세월호 침몰의 교훈으로도 달라진 것이 없다. 가장 압권은 이런 사고가 일어나면 대통령이 소위 성명을 통하여 침통하지만 권위를 잃지 않으면서 변명을 늘어놓고 앞으로 절대적인 재발방지를 약속하는 요식행위를 꼭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후로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이번에도 박근혜 대통령은 신종 전염병이어서 대처가 미흡했다는 변명과 함께 앞으로는 잘 할 것을 국민 앞에서 약속하였다. 신종이던 구종이던 치료법만 다른 것이지 기본적인 방역대책은 동일하고 그 원칙만 지켰어도 메르스가 지금처럼 확산되는 것은 막을 수 있었다.

▶기사제보 newsin@newsin.co.kr

<저작권자 © 뉴스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