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석영 한방부인과 전문의 me_csy@newsin.co.kr

7, 8월 본격적인 피서철을 앞두고 휴가 계획을 머릿속에 그려보며 흐뭇하게 웃게 된다. 해수욕장에서 파도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히기 위해 바다로 향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뜨거운 햇살을 피해 계곡이 있는 산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피서(避暑)는 말 그대로 '여름철에 더위를 피하여 시원하게 지내는 일'이다. 하지만 바다로 떠나던 계곡을 찾던 여름철에 태양을 피하기란 쉽지 않다. 다른 계절에 비해 여름에는 태양 광선의 강도가 매우 강하고 하지를 기준으로 해가 떠 있는 시간이 길다. 햇빛은 모든 생명체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필수적이지만, 과다하게 노출되었을 때는 피부에 해로운 영향을 미치게 된다.

햇빛은 파장에 따라 자외선, 가시광선, 적외선으로 나뉘는데, 피부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짧은 파장을 가진 자외선이라 할 수 있다. 자외선은 피부를 자극하여 체내 비타민 D 합성을 일으키고 살균작용과 기혈순환을 돕는 등의 이로운 역할도 하지만, 장기간 노출되면 피부 노화를 촉진해 탄력을 잃게 하고 주름을 잡히게 하며 피부암을 유발할 위험성이 높다.

또한, 강한 태양광선 때문에 주근깨, 기미 등의 색소성 질환이 발생, 악화되기 쉽고, 광 손상에 의한 화상을 입을 수 있다. 휴가는 햇볕이 쨍쨍 내리쬘 때 가야 제맛이지만, 한낮에 태양이 가장 강렬할 때는 긴 소매 옷을 입은 채로 바깥활동을 하더라도 얇은 옷은 자외선이 투과하게 된다. 특히 여름에 물놀이하는 당시에는 시원하다고 느끼지만, 피부에 물이 묻어 있는 상태에서는 평소보다 자외선 투과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살갗이 타는 경우가 많다.

자외선에 의한 광 손상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예방하는 방법이 최선이다. 자외선 차단제를 용도에 맞게 선택하여 항시 바르는 것을 어릴 적부터 습관화해야 한다. 피부에 바르는 자외선 차단제는 햇빛을 흡수, 분산, 반사하는 화학적, 물리적 원리를 이용하여 광 손상을 방지한다.

일 년 중에는 태양광선의 강도가 여름에 가장 강하며, 하루 중에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경 사이에 가장 강하기 때문에 이때는 외출이나 바깥 활동을 삼가 직사광선을 피하는 것이 좋다.

휴가철에 상하기 쉬운 피부를 위해 피서지로 떠나기에 앞서 당귀, 백지, 감초와 같은 한방 재료를 이용한 팩을 통해 간단한 방법으로 촉촉하고 건강한 피부를 만들어 강한 햇빛에 맞설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당귀(當歸)는 나쁜 피를 몰아내고 새로운 피를 생겨나게 하는 작용이 있어 조직생성, 노화방지의 효능이 있고, 백지(白芷) 새살을 나게 하며 얼굴빛을 윤택하게 하고 피부재생과 모공수축 작용이 있어 기미, 주근깨 및 각종 피부질환에 사용되며, 감초는 혈맥(血脈)을 잘 돌게 하고 온갖 독을 풀어 주면서 화(火)를 꺼주는 작용이 있어 세포재생, 해독, 소염 및 진정의 효능을 발휘한다.

팩을 하기 전에 따뜻한 물수건으로 얼굴 전체를 감싸주면 혈액순환을 좋게 하여 팩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 한약재를 물에 우려내어 밀가루와 함께 사용하거나 가루 형태로 만들어 우유, 플레인 요구르트, 꿀 등을 섞어 팩을 만들어 주면 좋다.

깨끗이 세안한 얼굴과 목 부위에 준비된 팩을 피부에 직접 펴 바르거나 가제를 얼굴에 덮은 후 그 위에 팩을 바른다. 20~25분 후 미지근한 온도의 물수건이나 물로 부드럽게 닦아내고 차가운 물수건으로 얼굴을 진정시킨 다음 기초화장으로 마무리해준다.

더위를 날려버릴 휴가 계획을 세우는 것과 동시에, 여름철 피부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항상 자외선 차단에 신경 쓰며 미리미리 튼튼하고 생기 있는 피부를 가꾸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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