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석영 한방부인과 전문의 me_csy@newsin.co.kr

한여름 더위가 불쑥 찾아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황사와 미세먼지에 초미세먼지까지 연이어 전국을 뒤덮고 있어 가만히 있어도 목과 가슴이 탁탁 막힌다.

예로부터 몽골과 중국의 사막지대에 겨우내 강수량이 적고 봄이 매우 건조하여 약간의 바람만 불어도 모래 입자가 쉽게 날리기 때문에 우리나라에는 주로 4~5월에 황사가 찾아오게 된다.

황사는 『삼국사기』에 '우토(雨土)'라 하여 기록되어 있을 만큼 오래전부터 있었던 자연현상이지만, 중국의 사막화가 확산되면서 그 피해는 더욱 심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황사를 포함한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합세하여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미세먼지(PM10)란 대기 중에 떠다니는 지름 10㎛ 이하의 작은 먼지를 뜻하며, 지름이 2.5㎛보다 작은 경우 초미세먼지(PM2.5)라 한다.

미세먼지는 질산염 암모늄, 황산염과 같은 이온 성분과 탄소화합물, 금속화합물 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석탄이나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의 사용에 인한 오염물질이 주요 원인이다.

대기 중 높은 미세먼지 농도는 코와 기관지 점막을 건조하게 하여 바이러스와 세균이 우리 몸에 쉽게 침입할 수 있는 나쁜 환경을 조성한다.

오랫동안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감기, 천식, 기관지염의 호흡기 질환이나 알레르기성 결막염, 피부염 등 각종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초미세먼지의 경우 폐포까지 직접 침투해 미세먼지보다 위험성이 더 크다.

통합대기환경지수가 '나쁨'이나 '매우 나쁨'인 날에는 일반인에게도 건강상 불쾌감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되도록 외출을 삼가고, 실내에 있을 때도 걸레질을 통해 미세먼지를 제거해야 한다.

외출 시에는 마스크 착용이 필수적이며, 콘택트렌즈보다는 안경이나 선글라스를 착용해야 한다. 또한, 건조해지기 쉬운 피부와 점막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기 위해 평소보다 수분섭취량을 늘리고, 외출 후에는 손발과 얼굴을 꼼꼼하게 씻고 양치질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인체와 대기가 직접 닿는 입과 콧속을 미지근한 식염수로 헹구는 것도 이물질을 제거하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다. 미세먼지의 자극으로 눈이 충혈되거나 이물감이 느껴질 때 깨끗한 찬물에 깜빡거려 먼지를 씻어내면 증세를 완화하고 결막염을 예방할 수 있다.

미세먼지에 좋은 식품으로는 호흡기에 이로운 음식과 중금속 배출을 돕는 음식이 있다. 도라지와 더덕은 '사포닌' 성분을 다량 함유하여 점액 분비를 돕고 가래를 배출하는 효능이 있다.

한방에서도 이들을 각각 길경, 사삼이라 하여 일찍부터 소염, 진해, 거담하는 호흡기 치료에 활용하였다. 미역, 다시마와 같은 해조류에 풍부한 '알긴산'은 미끌미끌한 식이섬유의 일종으로 미세먼지나 황사 속에 포함된 중금속을 비롯한 각종 노폐물을 배출하는 효과가 있다.

어쩔 수 없이 겪게 되는 미세먼지라면 무방비 상태로 맞닥뜨리지 않고 지혜롭게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이와 관련된 생활수칙을 숙지하고, 이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식품을 충분히 활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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