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중에 판매되는 어묵 제품. 원재료인 수입산 어육의 원산지 및 어종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 않다. 임나영 기자 iny16@newsin.co.kr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 유출로 태평양 해역의 방사능 오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수입산 어육을 원재료로 사용하는 어묵 등의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16일 수산가공식품업계에 따르면 국내 어묵‧맛살 제품의 시장 규모는 한해 3500억 원대에 달한다.

군소업체가 주를 이루던 어묵 시장에 지난 2006년 이후 CJ와 동원 F&B, 사조대림 등이 진출하면서 이들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74%로 집계됐다.

이들 대기업은 이른바 '고급화 전략'으로 상대적인 우위를 점하며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제품의 원재료 함량 표기에는 구체적인 원산지 및 어종과 관련된 정보를 명시하고 있지 않다.

실제로 시중에 판매되는 대부분의 어묵‧맛살 제품 뒤편의 설명뿐만 아니라 자사 제품을 홍보하는 홈페이지에도 원재료에 대해 '수입산/어육'이라고만 표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수산물의 방사능 오염에 대한 우려가 팽배한 상황에서 제품의 최대 90%를 차지하는 원재료인 어육의 수입처를 명확히 하지 않는 것은 식품대기업으로서의 책임을 방기한 처사라고 지적한다.

마트를 찾은 주부 정모(여, 42)씨는 "아무리 수입검사를 강화한다지만 먹는 사람 입장에서는 불안한 것이 사실"이라며 "어느 해역에서 잡힌 줄도 모르는 물고기로 만든 어육을 아이들 간식으로 안심하고 먹이라는 태도는 이해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동원F&B 홍보팀 K모 관계자는 "다양한 국가로부터 어육을 수입하기 때문에 이를 제품 포장에 일일이 표기하기에는 공간상의 제약이 따른다"고 해명했다. 

이에 한성기업 등 일부 업체는 향후 홈페이지에 수입 국가 및 어종 정보를 게재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해양수산부 등 관련 부처에서는 관련 기준을 따로 마련하지 않아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잠재우지 못하고 있다.

해양수산부 유통가공과 P모 관계자는 "수입산 어육의 경우 원산지가 변경되는 경우가 잦아 제품 포장에 표기를 의무화하지 않고 있다"며 "어종과 관련된 표기 기준은 아직까지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사조대림 홍보팀 L모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표기를 하지 않고 있지만 방사능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조속한 시일 내에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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