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문화재연구원(원장 장명수)은 경기 오산 가장2 일반산업단지 공사현장에서 문화재 시·발굴 조사를 하다가 조선시대 회곽묘(灰槨墓)를 찾아냈다고 13일 밝혔다.

회곽묘 안의 목관 위에는 2개의 현훈(玄纁)이 놓여있다. 그 아래에는 ‘宜人驪興李氏之柩(의인여흥이씨지구)’라는 명정(銘旌)이 확인된다. ‘의인’이라는 호칭은 발견된 미라가 사대부 가문의 부인이었다는 사실을 뜻한다. 이와 함께 관을 덮은 구의(柩衣)도 나왔다.

서쪽 단벽 목관과 목곽 사이 중앙에서는 목제 빗 2점과 머리카락이 발견됐다. 서쪽 단벽과 북쪽 장벽이 만나는 모서리 부분에서는 머리카락 뭉치가 종이에 감싸져 있는 형태로 출토됐다.

목관과 목곽 사이 좌측 상단과 하단, 우측 상단과 하단에서는 4개의 운아삽(雲亞翣), 즉 상여에 그려진 문양이 발견됐다.

미라가 발견된 묘는 봉분이 없는 상태다. 인근에 남편의 묘가 있다. 남편 묘는 발굴 전이다. 각종 염습의 26점과 유물 10여점에 둘러싸여 있던 미라의 키는 조선 여성의 평균인 154㎝ 정도다.

연구원 측은 “이번에 발견된 미라와 복식은 매우 양호한 상태”라며 “조선 전기시대 생활사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발굴 조사에는 김우림 울산박물관추진단장과 김한겸 고려대 교수팀(미라담당), 권영숙 부산대 교수팀(복식담당) 등이 참여했다. 고려대팀은 미라에서 채취한 각종 샘플 등으로 미라를 분석할 예정이며, 부산대팀은 보존처리를 거쳐 분야별로 연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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