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수 셰프가 식당에서 손님에게 요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정인수 셰프가 식당에서 손님에게 요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뉴스인] 민경찬 기자 = 창장(長江) 인근의 안후이성 쉬안청(宣城)은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다. 하지만 이곳 골목의 한 작은 식당을 방문한 손님들은 마치 한국에 온 것 같다고 감격하곤 한다.

서울에서 온 정인수(45) 셰프는 매일 오후 6시경 첫 손님을 맞이한다. 그는 미소를 머금은 채 한국식 억양이 석인 중국어로 손님들에게 요리를 소개한다.

정 셰프는 중국에서 생활하고 일한 지 벌써 22년째다. 정 셰프는 산둥성 웨이하이시, 창장삼각주의 안후이성 쉬안청시, 상하이 등지까지 중국 내 요식 사업 범위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그는 15세 때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에 선발됐지만 경기 중 다치면서 진로를 변경해야 했다. TV에서 깔끔하고 잘생긴 양식 요리사를 보게 됐다는 정 셰프는 18세에 요리사 공부를 시작했다.

2002년 요리사 공부를 마친 그는 산둥성 웨이하이시의 한 호텔에서 양식 주방장으로 일하게 됐다. 웨이하이에서 일하면서 중국인 여성 쑨샤오징(孫曉菁)과도 부부의 연을 맺었다. 

그는 "중국인들이 한국 드라마와 한국 음식을 좋아한다는 것을 서서히 알게 됐다"라며 한국으로 돌아와 한국식 고기구이 기술을 전문적으로 배웠다.

정 셰프는 "더 많은 중국 도시에 한국식 고기구이를 선보이고 싶다"라는 꿈을 가지고 한식 공장 건설 계획을 세웠다.

▲정인수 셰프가 '제주식당 오마카세' 주방에서 요리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정인수 셰프가 '제주식당 오마카세' 주방에서 요리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공장 터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정 셰프 부부는 쉬안청시를 발견했다. 이곳은 창장삼각주에 있어 교통이 편리하고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도시다. 쉬안청은 한국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중국 여행지 중 하나로 유명 관광명소에는 한국어로 번역된 표지판과 안내판도 갖춰져 있다.

정 셰프는 2016년 쉬안청에서 식품 공장을 시작했다. 이곳에서 매운 닭발, 해물 순두부찌개 재료, 한국식 고기구이 원재료 등을 생산해 매일 상하이, 원저우(溫州), 청두(成都) 등의 한식당으로 운송하고 있다.

그는 "우리 식재료가 맛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인근 한식당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라며 은근 자랑하기도 한다. 그의 아내 쑨샤오징은 남편이 쉴 새없이 바쁘다고 했다. 

정 셰프는 공장 외에 쉬안청에서 한국식 고기구이 식당과 '제주 식당 오마카세'도 운영하고 있다. 

중국과 한국은 지리적 인접성, 경제 통합성, 인문학적 공통점 등 이점을 바탕으로 비즈니스, 문화관광 분야에서 교류를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한·중 무역액은 3천623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올 초까지 안후이성은 한·일 경제·무역대표단을 꾸려 한국을 방문해 총 1억1천만 달러의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그는 김치, 고기구이 이외에도 소고기국밥 등 아직 중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맛있는 음식이 많다면서 중국 소비자에게 더 다양한 한식을 소개하고 싶다고 밝혔다.

상하이에서는 정 셰프의 한국식 국밥집이 내부 공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달 그는 한국에서 약 300개의 체인점을 보유한 국밥집을 찾아 비법을 전수하기도 했다. 

정 셰프는 "가장 전통적이고 한국적인 여러 음식을 중국으로 가져오고 싶다"라며 향후 쉬안청 공장과 식당, 상하이에 새로 오픈할 가게 운영에 큰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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