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취재 : 함송록(인턴기자), 편집 : 정경호 기자

 

법화정사에 한정희 선생이 기증한 사경(寫經)한 법화경 작품(사진=정경호 기자)
법화정사에 한정희 선생이 기증한 사경(寫經)한 법화경 작품(사진=정경호 기자)

[뉴스인] 정경호 기자 = 서예가 한정희(81) 선생이 사경(寫經)한 법화경을 28일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의 법화정사에 기증했다.

우전 한정희 선생은 초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서당에서 서예 공부를 시작, 성년이 되면서 서예 학원에 다니며 서예 작가로 지금까지 일생을 바쳤다. 작품 수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으며 우리나라 서예사에 길이 남은 중요한 한 획을 그었다. 한 선생은 전서체, 예서체, 해서체 등을 가리지 않고 써서 국전 등 큰 전시에서 모두 최고임을 입증받았다. 암 투병 중에도 지난 8년간 하루도 빼놓지 않고 법화경 7만 자 4권, 28만 자를 사경했고 이번에 법화정사에 기증했다.

사경(寫經)한 법화경 기증식이 동대문구 제기동 위취한 법화정사(석도림 스님)에 기증 했다.(사진=정경호 기자)
사경(寫經)한 법화경 기증식이 동대문구 제기동 위취한 법화정사(석도림 스님)에 기증 했다.(사진=정경호 기자)

한정희 선생은 "암 투병 중 법화경 4권을 썼는데 왜 쓰게 됐는지도 모른다. 목적을 갖고 쓰지 않은 것 같다"라며 "그렇지만 소장할 주인은 법화정사라는 걸 느꼈다"라고 밝혔다.

전북 정읍 태생인 한 선생은 "처음엔 전북의 사찰에 기증하려고 마음먹어 내장사, 송광사 등을 방문했지만 연이 안 닿았다"라며 "8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사경만 하면서 많은 유혹도 있었지만 기증은 해도 금전적인 대가를 받지는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작은 돌이지만 큰 탑이 설 수 있는 고임돌이 될 수 있다. 우리는 모두 쓸모가 있는 사람이다. 모든 건 주인이 따로 있더라. 바로 법화정사"라고 말했다.

법화정사 석도림 스님이 기증받은 사경(寫經)한 법화경을 펼쳐 보이고 있다(사진=정경호 기자)
법화정사 석도림 스님이 기증받은 사경(寫經)한 법화경을 펼쳐 보이고 있다(사진=정경호 기자)

그는 지난해 팔순 기념 전시회에서도 "법화경은 방대해서 (내가) 소장하기 벅차서 작품을 소장할 수 있는 사찰이나 개인 소장자가 있으면 좋겠다"라며 "될 수 있으면 사찰에서 소장해 힐링이 되는 장소로 만들어 가는 데 도움이 되면 기꺼이 기증하겠다"라고 기증 의사를 전한 바 있다.

한 선생의 법화경을 기증받은 법화정사 석도림 스님은 "법화경을 구하러 중국에 30번 가는 등 여러 곳을 다녔지만 구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한정희 선생의 귀한 작품을 기증받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 법화정사 5층에 누구나 와서 볼 수 있게 전용 공간을 준비하겠다"라며 고마움을 전하고 한 선생의 건강을 기원했다.

한정희 선생은 끝으로 "80이 되도록 공부만 했다"라며 "건강이 허락하는 대로 좋은 글씨를 써서 타인에 봉사하는 생활을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한정희 선생이 기증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정경호 기자)
한정희 선생이 기증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정경호 기자)

한정희 작가는 경기도 서예대전 초대작가, 대한민국 명인 서예대전 초대작가, 안양·수원시 서예대전 초대작가 등을 지냈고 향묵 동행전, 한국서화연구회 회원전, 한중 서예 예술교류전에 다수 참여했다.

한편 '우전' '회엄' '진각' 등 세 개의 호를 갖고 있는 한정희 선생은 법화경 등을 사경할 때는 '진각'이라는 호를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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