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준형 고려대학교 기업경영연구원 교수.
오준형 고려대학교 기업경영연구원 교수.

[뉴스인] 오준형 고려대학교 기업경영연구원 교수 = 글로벌 표준 연합(CSA, Connectivity Standards Alliance)은 2022년 10월 4일, 매터(Matter)를 공식적으로 출시했다. 매터는 스마트 홈 기기 간 상호 운용성을 제공하기 위한 새로운 표준 규약으로, IP 기반 프로토콜을 사용하여 타사 플랫폼의 스마트 홈 기기와 연결하여 데이터를 수집하고 제어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이로 인해 다양한 제조사의 기기들을 연결하여 통합 플랫폼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하나의 Matter 어플리케이션과 IoT 허브를 사용하여 구글 홈 어시스턴트, 삼성 Smart Things, 아마존 Alexa 등을 제어하여 해당 플랫폼에 속한 기기들을 모두 활용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AIoT(Artificial Intelligence of Things)은 몇 년 전부터 이슈이며 이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IoT 기술은 통신 방식과 주파수 별로 다양하고, 서비스 별 요구사항들도 다르기 때문에, 통합적인 데이터 분석과 활용이 어려웠다. 하지만 매터를 활용한다면 모든 기기의 데이터를 통합하여 학습할 수 있기에, 현재 서비스들보다 훨씬 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학습하여 사용자의 니즈에 맞는 최적의 환경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다음과 같은 예시처럼 다양한 기기를 활용한 서비스가 가능하다.

사용자가 기상할 시간이 되면 스마트 커튼이 열리며 자연스럽게 햇빛이 들어오며, 스마트 창문이 일정 부분 열려 환기가 된다. 이에 따라 사용자가 침대에서 일어나면 스마트 커피머신에서 커피를 내리고, 스마트 토스터기에서 빵을 구워준다. 스마트 센서가 재실/퇴실 여부를 확인하여 사용자의 동선에 맞게 스마트 전등이 조절된다. 사용자가 스마트 운동 기기로 운동을 하면 소모된 칼로리가 계산이 되어, 이에 따라 적절한 음식을 추천해준다. 또한, 운동 중에는 서늘한 느낌이 들 수 있도록 자동으로 낮은 온도를 유지해주고, 운동 후 샤워를 끝내면 따뜻한 온도를 유지해준다. 사용자는 어떠한 제어를 하지 않아도 최적의 일상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ChatGPT 같은 자연스러운 챗봇 기능을 인공지능 스피커에 접목한다면, 각 기기의 제어값에 대한 자연스러운 미세 조정이 가능하다. 사용자가 느끼기에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이 있다면 언제든 인공지능 스피커에게 말하면 된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운동을 한 다음에 덥다라고 표현을 한다면, 인공지능 스피커는 사용자의 운동 후 집안 환경에 대한 학습하여 해당 시기에 대한 최적의 온도값을 낮게 설정할 것이다. 사용자가 잠에 들기 어렵다면 말 한마디로 온도/습도/조도를 변경하고, ChatGPT 기반의 인공지능 스피커와 담소를 나누면서 서서히 잠에 들 수 있다. 제대로 된 스마트홈 환경만 구축된다면, 사용자가 원하는 모든 일들에 대해 모든 기기가 협업하고 학습하여 사용자에게 최선의 결과를 가져와준다. 이는 공상과학 영화에만 존재하는 서비스가 아니라, 매터와 Generative AI 모델의 개발로 현재 가능해진 서비스들이다.

이러한 양상에 따라 스마트홈 시장은 플랫폼 사업에서 서비스 위주의 사업으로 전환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자사의 플랫폼에 얼마나 많은 기기들을 포함했는지에 따라 사용자를 유치할 수 있었다면, 앞으로는 다양한 기기를 활용한 서비스 위주의 사업이 전망된다. 모든 플랫폼의 기기들을 매터를 통해 연결할 수 있으니, 그 기기의 데이터를 어떻게 연결하고 어떻게 제어하는지에 따라 서비스의 수준이 달라진다. 여기에 Generative AI 서비스까지 결합한다면 지금까지는 존재한 적 없던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와 시장이 만들어질 것이다.

하지만 매터를 활용한 스마트홈 기기 연결에도 한계가 있다. 매터는 모든 기기에 IP를 부여해서 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기기 간의 통신 방식이다. 각 IoT 기기들은 플랫폼의 제어 아래에 있기에 완전히 자유로운 연결성을 보장받지 못한다. 매터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멀티 어드민(Multi Admin) 기능을 제공하고 있지만, 각 플랫폼에서 멀티 어드민 기능을 허용해야만 사용할 수 있다. 현재로서는 삼성과 구글이 서로에게 멀티 어드민 기능을 열어놓은 상태이다. 매터를 제대로 활용하여 신시장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각 플랫폼 업체들의 결단이 촉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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