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수출이 전년동월대비 7.5% 감소한 501억 달러(66조3825억원)를 기록, 수출이 6개월째 감소하는 등 무역수지 적자가 12개월 연속 이어졌다고 밝혔다. 1일 부산 남구 감만부두에 컨테이너선이 입항하고 있다. 2023.03.01 / 사진=[뉴시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수출이 전년동월대비 7.5% 감소한 501억 달러(66조3825억원)를 기록, 수출이 6개월째 감소하는 등 무역수지 적자가 12개월 연속 이어졌다고 밝혔다. 1일 부산 남구 감만부두에 컨테이너선이 입항하고 있다. 2023.03.01 / 사진=[뉴시스]

[뉴스인] 이재영 기자 =한국 경제를 견인하던 수출이 5개월 연속 적자 행진을 보이며 무역수지 적자도 1년째 이어지고 있다. 수출 버팀목이던 반도체 수출이 42.5% 줄었고, 중국과의 수출도 24.2% 감소한 탓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이런 내용이 담긴 '2월 수출입 동향'을 통해 지난달 수출이 1년 전보다 7.5% 감소한 501억 달러(66조3825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수출은 5개월 연속 감소세가 지속됐다. 고물가·고금리 등 글로벌 경기둔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반도체 업황 악화가 이어진 영향이다. 더욱이 전년 동월 수출이 역대 2월 중 최고 실적(541억6000만 달러·71조7620억원)을 기록한 것에 따른 기저효과도 일부 영향을 끼쳤다.

다만, 지난달 수출은 지난 1월(463억 달러·61조3475억원)보다 크게 증가하면서 월 수출 규모가 500억 달러 대로 올라섰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자동차·이차전지 등 자동차 관련 품목과 석유제품·일반기계 등이 두 자릿수 증가를 보이며 수출을 견인했다. 자동차는 47.1%, 석유제품은 12.0%, 일반기계는 13.0% 수출 증가를 기록했다.

특히 자동차 수출의 경우 56억 달러(7조4200억원)를 기록하며 월 기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급난 완화에 따른 대기 수요, 친환경차·SUV 등 고부가 신차 모델 출시로 판매가 늘어난 영향이다. 이차전지도 글로벌 자동차 기업의 전기차 사업 가속화 등으로 수출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는 42.5% 급감하며 부진을 이어갔다. 반도체 내 수출 비중이 큰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과 글로벌 수요 둔화에 따라 반도체 수출은 44억 달러(5조8300억원) 줄었다.

이외에도 디스플레이(-40.9%)·컴퓨터(-66.4%) 등을 포함한 IT품목과 석유화학(-18.3%)·철강(-9.8%) 등 중간재 수출도 전년보다 감소하며 부진을 보였다.

글로벌 경기가 둔화한 가운데 대(對)미국·유럽연합(EU)·중동 수출은 증가했으나, 반도체 수출 감소 영향을 크게 받은 중국·아세안은 감소했다.

자동차·일반기계 등에서 수출이 늘어나며 미국은 16.2%, EU는 13.2%, 중동은 20.2% 수출이 뛰었다. 특히 미국은 90억 달러(11조9250억원) 수출 증가를 기록하며 지난달 감소한 이후 한달 만에 증가로 돌아섰고, 2월 기준 역대 최고 수출액을 기록했다.

주요 수출국인 중국과 베트남의 수출 감소는 지속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주요국의 긴축정책에 경기 침체와 반도체 수출 감소로 대(對)중국 수출은 24.2%, 아세안 16.1%, 일본 4.9% 등으로 줄었다. 중국과의 수출에선 무선통신을 제외한 반도체(-39.0%), 디스플레이(-43.5%), 석유화학(-29.5%) 등 대부분의 품목에서 감소했다.

수입은 1년 전과 비교해 3.6% 늘어난 554억 달러(73조4050억원)를 기록했다. 원유·가스·석탄 등 3대 에너지 수입이 19.7% 증가한 153억 달러(20조2725억원)를 기록한 게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국제 유가가 하락하며 원유 수입은 소폭 줄었으나, 동절기 가스 수요가 늘어 전체 에너지 수입은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에 지난달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53억 달러(7조225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부터 12개월째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수출은 늘고, 수입은 감소하며 무역적자 규모는 줄었다. 지난 1월 무역수지가 127억 달러(16조8275억원) 적자였던 것을 감안하면 한 달만에 무역적자 규모가 절반 이하로 축소된 셈이다.

중국·일본과 같은 제조기반 수출강국 역시 상황은 우리와 비슷하다. 최근 수출 증가세 둔화와 무역수지 악화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나라에서는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해 10월 이후 3개월 연속 수출이 감소했으며, 일본은 지난해 4월 이후 9개월 연속 수출 감소를 기록했다. 반도체 강국 대만 역시 지난해 9월 이후 4개월 연속 수출 감소를 기록 중이다.

특히 일본은 16개월 연속 무역적자가 발생하며 지난 1월 3조5000억엔(34조606억원)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1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정부는 전 세계적인 수출 부진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지난달 23일 열린 제4차 수출전략회의에서 확정한 '범정부 수출확대 전략' 이행 등 수출 드라이브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2월 수출 감소는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른 주요국 수입수요 감소와 반도체 가격 하락 등으로 인해 발생했다"면서 "1월에 비해 적자규모가 축소되었지만 큰 폭의 무역적자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무역수지 개선을 위해 총력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경제가 고금리, 글로벌 경기둔화 등 복합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수출 드라이브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정부는 지난달 23일 열린 제4차 수출전략회의에서 확정한 '범정부 수출확대 전략'을 최대한 신속히 이행하는 등 총력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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