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 유화승. (대전대학교 서울한방병원 병원장)
논설위원 유화승. (대전대학교 서울한방병원 병원장)

[뉴스인] 유화승 논설위원 = 암 관련 우울증(Cancer-related Depression, CRD)은 모든 암 환자에게서 발생할 수 있는 세계적으로 흔한 암 관련 증상 중 하나이다.

발병률은 약 58%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일반 인구에서의 유병률보다 4배정도 더 많은 수치이다.

암 관련 우울증은 또다른 합병증을 야기하기도 하는데, 바로 심리적 증상인 불안이다. 보통 암 관련 우울증 환자의 2/3가 불안에 시달리는 것으로 보고되었으며 이는 우울증 환자의 삶의 질, 의료비, 치료효과 및 암 생존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유의할 부분은 다른 증상과 달리 환자는 일반적으로 우울한 기분을 나타내지 않으며 자신의 불안과 우울을 자각하지 못해 알아차리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침 치료는 이러한 우울증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한 연구에서 암 관련 우울증 환자 80명을 40명씩 나누어 항우울제인 플루옥세틴 염산염 단독 치료와 침술을 병행했을 때 효과를 비교하였다.

대조군에게는 경구 플루옥세틴 염산염을, 치료군에게는 플루옥세틴 염산염에 침술을 병행하여 매일 1회, 30일동안 치료하여 결과를 관찰하였다.

30일 후 해밀턴 우울증 척도(HAMD) 점수와 자가 평가 우울 척도(SDS) 점수가 두 그룹 모두에서 치료 전보다 유의미하게 낮아졌지만, 치료군의 유효율은 87.5%(35/40), 대조군의 유효율 67.5%(27/40) 로 나타나 두 그룹의 치료 효과는 유의하게 달랐음이 확인되었다.

이 결과는 항우울제인 플루옥세틴 염산염이 우울증을 완화시키는 데 효과적이지만 침술을 병행했을 때 더욱 많은 이점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120명의 암 관련 우울증 환자를 60명씩 치료군과 대조군으로 나누어 대조군에게는 경구 설트랄린 염산염을, 치료군에게는 설트랄린 염산염에 침술을 병행하였다 (중완, 백회, 신정, 심유, 간유, 비유, 신문, 태충, 태계). 침 치료는 주 5회, 6주동안 시행하였고 그 결과를 관찰하였다.

그 결과 HAMD 점수와 SDS 점수가 크게 감소하였고, 치료군에서는 대조군보다 HAMD 점수와 SDS 점수가 더 감소하였음이 확인되었다(p<0.05). 뿐만 아니라 우울증의 발병 및 약물 치료효과에 영향을 주는 염증성 사이토카인 및 종양괴사인자(IL-4, IL-10, IFN-γ, TGF-β) 또한 치료군이 대조군에 비해 더 높은 개선을 보여(p<0.05) 설트랄린 염산염 단독 사용보다 침술과의 병용이 증상 개선에 더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 관련 우울증의 주요 치료 수단인 약물치료와 심리치료는 우울증을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이러한 항우울제와 항불안제는 두통, 피로, 메스꺼움 및 구강 건조와 같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임상 연구로 인해 통합의학적 치료가 암 환자의 증상에 무시할 수 없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주었으며 항우울제 단독 투여보다 침술과의 병용이 암 관련 우울증에 더 유의한 개선을 가져다 주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렇듯 암 관련 우울증에 대한 통합의학적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암 관련 우울증 개선에 대한 침술의 메커니즘과 임상적 효능에 대한 새로운 연구들이 꾸준히 발표되어 하루빨리 우울증을 정복할 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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