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디스탄(KURDISTAN)의 슬픈 역사 이야기.

[뉴스인] 김효헌 =중동에서 온 사람 중에 출신 국가가 어디냐고 물어보면 가끔 쿠르디스탄(KURDISTAN)에서 왔다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필자는 친구 소마를 만나기 전에는 쿠르디스탄은 그저 중동의 약소국가로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쿠르디스탄은 세계가 인정하는 나라가 아니다. 뿐만 아니라 쿠르디스탄에서 온 사람을 ‘쿠르드족’이라고 부르는데 이들은 나라 없는 민족이다. 나라 없이 여기저기에 흩어져 살고 있지만 쿠르드족에게는 이들만의 전통과 언어와 문화를 가지고 있다.

쿠르디스탄이라는 나라의 이름도 있고 쿠르드족이라는 민족도 있지만 땅이 없어 이들의 문화도 언어도 사용할 수 없도록 탄압받고 살아가는 이름뿐인 역사 속의 나라, 지금도 독립을 위해 투쟁하는 쿠르드족의 슬픈 역사를 소개하려고 한다.

오늘날 쿠르드인의 비극적 운명은 1차 세계대전 직후 일어났다.

중동에서 4번째로 많은 민족을 가진 쿠르드인은 메소포타미아 평야와 지금의 남동부 터키, 북동부 시리아, 북부 이라크, 북서부 이란 지역에 살던 원주민이다. 현재 2,500만에서 3,500만 명 정도의 쿠르드족이 아랍 전역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대부분 수니파 무슬림인 쿠르드족은 고유 정서, 문화, 언어를 가졌지만 단 한 번도 자신들만의 국가를 세운 적은 없다

소마의 말에 의하면 100년전, 1920년 영국과 프랑스가 ‘쿠르디스탄’ 이라는 나라를 자신들의 목적에 의해 4 등분으로 쪼개어 이웃 국가에 귀속시켜버렸다고 한다. 그 이웃 국가는 터키, 시리아, 이라크, 이란으로 나라를 완전히 분리해 버린 것이다. 유전을 보유한 강력한 쿠르디스탄이란 국가를 원치 않았던 서구(영국과 프랑스)와 자국 영토의 4분의 1이 잘려 나가야 하는 튀르키에(터키)의 강력한 반대로 쿠르드족의 독립이 무산되었다.

이로 인해 쿠르디스탄은 터키, 시리아, 이라크, 이란 4개국에서 각각 소수민족으로 전락했고, 민족의 정체성이 말살될 지경에 이르렀다. 이렇게 분리된 쿠르드족은 튀르키에(터키) 1,500만 명, 이라크에 500만 명, 이란에 800만 명, 시리아에 200만 명 정도로 분산되어 살고 있으며 인근 아랍과 유럽 등지에 약 200만 명 정도로 예상하고있다.

이들 4개국 중에서 특히 터키는 인구의 15%에서 20%를 차지하는 쿠르드족의 언어 사용 금지, 민족의상 착용 금지하는 등 쿠르드족의 민족의식을 말살시키려고 하고 있다. 그 예로 쿠르드인의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이때부터 철저하게 이들의 문화를 말살하고 터키어와 문화를 가르치고 터키인으로 성장하도록 주입식 교육을 시킨다고 했다. 만약에 쿠르드인들의 전통의상을 입거나 언어를 사용한 것이 적발되면 공개적으로 처벌을 받았으나 쿠르드인의 끝없는 노력으로 현재는 가능해졌다고 한다.

반면 이라크에는 약 500만 명 의 쿠르드족이 거주하고 있으며, 사담 후세인의 집권 기간 동안 수많은 쿠르드족이 학살된 바 있었다. 그중1988년 3월 사담 후세인 정권이 이라크 내 쿠르드족 거주지역인 할랍자에 화학무기 공격을 감행해 쿠르드족 5천명이 사망하고 7천여명이 후유증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후세인은 이 밖에도 1980~1988년 이란·이라크전에서 국경 지역에 화학무기 공격을 350차례 이상 감행했다.

이때 소마의 부모님은 이라크의 쿠르디스탄 지역에 살았는데 두려움에 떨었다고 했다. 소마는 할랍자의 대학살 이야기를 할 때 강력한 힘을 보이면서 자신의 나라가 언젠가는 꼭 독립할 것을 강하게 표현했다. 그 독립의 때가 몇 년 이내 일지, 아니면 100년이 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언젠가는 독립할 것이라고 강하게 강조했다. 지금 이라크는 4개국 가운데 쿠르드인에가 가장 관대한 나라라고 했다. 소마는 다행이 이라크에 살아서 쿠르드인의 문화와 언어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했다.

현재 쿠르드인은 자신의 나라를 세우기 위해 만든 단체들이 있다. 터키 내에서 활동하는 PKK, 시리아내서 활동하는 KDP, PUK등이 있다. 이들은 쿠르드의 자치 국가를 세우기 위해 지금도 투쟁을 하고 있다. 이 단체들이 서방에서는 테러 조직으로 불리고 있지만 소마는 테러가 아니라 독립을 위한 단체라고 했다. 또한 소마는 쿠르디스탄의 땅이 유전과 천연 광물이 많은 지역으로 이란과 이라크의 유전지역이 바로 쿠르디스탄 지역이라고 했다.

필자는 소마의 이야기를 듣고 일제 강점기의 대한민국을 떠올렸다. 이때 우리나라는 우리의 언어와 문화를 말살 당했으며 이름까지 개명해야 했든 가슴 아픈 시기였다. 그리고 독립을 위해 만주로, 상해로, 이주하면서 임시정부를 수립하고, 나라를 돼 찾기 위해 목숨까지 바친 독립투사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다. 지금 쿠르드족은 조상 대대로 살든 자신의 땅에 살지만 다른 나라에 귀속되어 100년이 넘도록 나라 없이 살고 있다. 그러기에 독립을 위한 단체가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이 단체들을 서방국가에서는 테러로 보는 것 또한 당연한 지도 모르겠다. 필자도 나라 없는 서러움을 당한 경험이 있는 나라에서 왔기 때문에 소마의 이야기를 듣는 내내 참 많이 가슴이 먹먹했다. 소마의 염원인 쿠르드족은 언제 독립을 할 수 있을까? 소마의 소망이 빨리 이루어 지길 필자도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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