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한약재관리 사각지대-"한약상 발길 '뚝' 된서리"
2009-05-20 조정훈
소비자들은 그동안 섭취한 한약재에서 문제가 발생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의협 "사후조치 없는 무책임 발표"
한의사협회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식약청은 체계적이지 못한 자의적 품목 선정과조사 등으로 국민 건강권 확보와 불안감을 해소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며 정면 비판했다.
이어 "중차대한 핵심과정을 도외시하고 단순히 몇몇 품목만을 선정해 '어떤 연구기관에 용역을 맡겼더니 결과가 어떠했다'는 식의 무책임한 발상이 문제다"고 비난했다.
또 "사전 예방 조치와 사후 대책도 없이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하는 것은 국민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국가 예산을 투입해 시행하는 연구용역의 경우 그 원인에 대한 분석과 안전한 제조방법 등을 분석해야 한다"면서 "그 결과를 토대로 제조사 담당자 교육 및 관리가 이뤄져야 근본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의협은 복지부와 식약청에 총 다섯가지 요구사항 이행을 강력히 촉구했다.
한의협 관계자는 "문제가 된 품목을 즉각 공개 및 전량 회수 폐기, 우수한 한약재 안전한 제조를 위한 정책 연구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관련기관 내 한의약 관리 전문가 확충, 모든 한약재 관리지침 조속한 시일 내 마련, 의약품 한약재 유통 일원화가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벤조피렌 검출 한약제 발표이후 국내 최대 한약상이 몰려있는 경동시장에는 소비자의 발길이 '뚝' 끊겼다.
지난 22년 동안 D한약상을 운영해온 김모씨는 "지난 22년 가계를 운영하는 동안 오늘같이 손님이 없는 것은 처음 본다"면서 "더욱이 최근 불어 닥친 경제위기로 점포를 정리한 지인들이 다수 있다"고 울상을 지었다.
그는 이어 "봄철 대목임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소비자들의 외면은 장기간 이어질 것 같아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최모(S한약상)씨는 "최근 질 좋은 수입약제 등이 들어와 수입단가를 높이고 있는데 반해 검사기관은 부정을 저지르고 있어 어이가 없다"면서 "하루 벌어 하루 먹는 우리만 죽는 꼴이다"고 비판했다.
김모(K한약상)씨는 "협회 등에서 백날 대책 마련한다고 회의만 해놓고 어디 제대로 실행된 것이 있냐"면서 "당국역시 단속업무 등에만 치우쳐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 조모씨는 "평소 한약을 선호하기 때문에 매년 두 번 이상은 한약을 직접 맞춰서 먹고 있다"면서 "그동안 먹은 양만해도 셀 수가 없는데 발암물질이 들어있었다니 충격적이다"고 비판했다.
양모씨는 "최근 대입을 준비하는 아들에게 주려고 한약을 다려줬는데 결국 발암물질을 다려준 꼴이 됐다"면서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앞으로 어떻게 믿고 먹을 수 있을지 우려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