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야구장 '알몸질주' 해프닝
2009-05-14 노창현특파원
뉴욕 메츠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경기가 펼쳐진 이날 해프닝은 5회 말 메츠의 공격 때 일어났다.
한 남성이 1루측 펜스를 넘어 쏜살같이 그라운드를 향해 달려갔다. 이 남성은 2루쪽으로 멋지게 슬라이딩을 한 차례 한 후 안전요원들이 달려오자 센터필드쪽으로 달아나다 미끄러진 후 끌려나갔다.
등쪽에 '레츠 고 메츠‘라고 글씨를 쓴 이 남성은 퀸즈에 사는 크레이그 코우클리(29)로 밝혀졌다. 관중들은 뜻밖의 해프닝에 환호성을 지르며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뉴욕의 데일리 뉴스 등 로컬 언론들은 이날 해프닝의 사진과 동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려 시선을 끌었다.
웹사이트에 오른 동영상중에는 이 남성이 경기 전 “오늘 새로운 역사를 만들겠다”고 호언하는 장면과 결행(?)의 순간을 촬영한 친구가 “나와 가장 친한 친구가 달려가고 있다”고 소리치는 비디오 클립이 올라 있어 눈길을 끌었다.
이날 해프닝을 현장에서 목격한 뉴욕의 한인방송 KRB(한국라디오 방송)의 한호웅 앵커는 “갑자기 와~하는 환성이 터져 1루 쪽을 바라보니 한 남성이 알몸으로 펜스를 넘어 2루로 달려가는 모습이 보였다. 재빨리 들고 있던 카메라로 몇 장의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호웅씨는 “이날 따라 메츠가 답답하게 경기 운영을 해서 관중들이 지루해 했는데 스트리킹 응원 해프닝으로 힘을 받았는지 메츠가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고 말했다.
8회 초까지 3-0으로 끌려가던 메츠는 8회 말 2점, 9회 말 1점을 보태 승부를 연장으로 이끈뒤 10회 결승점으로 4-3의 대역전승을 거뒀다.
평소 메츠 경기를 즐겨 본다는 한호웅 앵커는 중견 성우로 잘 알려진 주인공. 1990년 KBS 성우 공채 22기로 입사, 수많은 프로에서 개성적인 목소리로 사랑을 받았다. 특히 텔레토비의 뚜비 목소리로 큰 인기를 끌었고 인기 미국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의 알렉스 역을 맡아 사랑을 받았다.
지난해 말 미국으로 이주, 현재 미동부 유일의 24시간 한국어 라디오방송 KRB(대표 권영대)의 저녁뉴스 앵커로 활약하고 있다.
<관련 사진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