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젊은 층, 실업 직격탄…'잃어버린 세대' 될 수도-英紙
2009-05-13 이남진
13일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영국의 1분기 신규 실업자 수는 24만4000명으로 1981년 이후 최대폭의 증가를 기록했다.
특히 18~24세 젊은층 6명 가운데 1명 꼴로 직장이 없는 것으로 추산돼 지난 1997년 5월 노동당 정부가 집권한 이후 최악의 수준을 기록했다.
1분기 전체 실업률은 7.1%로 노동당이 집권한 시점인 1997년 5~7월 3개월과 같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1996년 기록했던 전고점(前高點)인 실업자 수 221만5000명은 내년 1분기(300만 명 추정)에 훌쩍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1980년대에 기록한 사상최고치도 넘을 공산이 커졌다.
토니 맥널티 영국 고용부 장관은 "영국의 고용지표가 아주 좋지 않아 매우 실망스럽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지난 6개월 동안 영국에서 ▲ 브리티시텔레콤(BT)이 1만여 명 ▲ 영국제철(Corus) 3500명 ▲ 버진미디어 2200명 ▲ 마크스&스펜서 1000명 ▲ 바클레이즈 2100명 ▲ 파산한 울워스 2만9000명 등에 대한 인력감축 계획을 발표하거나 실행한 바 있다.
1년 동안 16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진 자동차산업을 비롯한 제조업 부문에서는 단기 고용이 이미 보편화됐다. 특히 실업난의 타격이 가장 심한 웨스트미들랜즈 지역에선 실업률이 10%에 육박한다.
고든 브라운 총리는 1980~1990년대 야당 시절 젊은 층의 실업 문제를 가장 중요한 현안으로 어필했으며, 총리에 오른 이후에도 주요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침체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영국은 젊은 층 실업률을 개선하기 위한 지난 10년 간의 노력이 다시 물거품으로 돌아갈까 우려하고 있다.
현재 영국 젊은 층(25세 미만)의 실업자 수는 67만6000명(16.1%)으로 1990년대 중반의 수준까지 회귀했다. 지난해보다 무려 3분의 1 가깝게 불어난 셈이다. 또 6개월 동안 직장이 없었던 젊은이는 22만7000명으로 실업이 장기화하고 있다.
인디펜던트는 "이전의 경기침체 사례에 미뤄보아 또 다른 '잃어버린 세대(Lost Generation)'가 탄생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탄식도 늘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공인인력개발연구소(CIPD)의 존 필포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영국 젊은 층의 실업률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며 "특히 올 여름과 가을에 정점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