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자전거 빈축下-"65년 삼천리 아성 옛말(?)"

2009-04-27     조정훈
【서울=뉴시스헬스】조정훈 기자 = ◇정책과 인구 느는데 업계는 지금…

이명박 대통령은 최근 "녹색 생활혁명을 위해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자전거를 주요 교통수단으로 복원시켜야 한다"고 강조, 자전거 산업 활성화 필요성 등에 대해 강하게 역설했다.

하지만 국내 자전거 시장은 지난 60년 이상 아성에도 불구하고 현재 순수 국내기술로 제작되는 자전거는 거의 전무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운 실정이다.

올해 자전거 수입량은 지난해 대비 25~30% 증가, 해마다 국내시장 점유율이 늘고 있다. 반면 국산 토종 브랜드는 잊혀지고 있어 빈축이 나오고 있다.

또 삼천리, 코렉스, 알톤 등 국내 유명업체 등은 현재 OEM 생산방식을 따르고 있어 사실상 무늬만 토종일 뿐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관련 부품시장을 중국과 일본이 독차지한 상황에서 순수 토종 완제품 자전거를 찾기란 '서울 한 가운데서 김 서방 찾는 것' 보다 어려운 셈이다.

이에 대해 국내 A자전거 업계 관계자는 "수작업으로 만들어지는 자전거의 특성상 제작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만만치 않아 도저히 수지 타산이 맞질 않는 실정이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정부의 각종 자전거 정책 취지는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국내 자전거 산업을 일으키기 위한 동력이 사실상 소실됐다"고 덧붙였다.

일부 전문가들은 자전거 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 법 개정,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하면서도 무엇보다 각 업체의 유통방식 개선을 주문하고 있다.

전문 단체 관계자는 "고부가가치인 자전거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모두 OEM방식을 따르고 있다"며 "수입량 증가에 따른 외화낭비만 가중되면서 정체성마저 잃는 것 같아 씁씁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특히 "제조는 중국에서 하고 조립은 국내에서 하면 제품 가격이 하락하는 동시에 조립에 따른 고용효과도 증대되는 것 아니냐"고 의문을 나타냈다.

◇삼천리 아성은 옛말?

자전거인구 증가에 따른 정부의 각종 추진 정책이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제조사를 향한 시민 빈축은 오히려 늘고 있어 의문을 사고 있다.

65년 아성의 삼천리자전거가 최근 출시한 '앙드레 김 자전거'를 놓고 가격, 타 제품과 차별성 모호, 정통성 등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나오고 있다.

삼천리는 지난 1월 말 전국 1000여개 대리점주가 참석한 가운데 세미나를 열고 '앙드레 김' 자전거를 전격 출시했다.

앙드레 김이 직접 디자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제품 출시 전부터 마니아는 물론 소비자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정부가 대규모 자전거 계획을 밝힌 데다, 고유가로 자전거 이용 인구가 늘면서 파생될 시장 확대에 각계 관심이 모아졌다.

관련 제품은 아동용 여성용 미니벨로 접이식 산악용 등 총 12개로 가격은 20~50만원으로 다양하다.

기존 일반 자전거에 비해 많게는 50% 가량이나 비싼 이른바 명품 자전거 등이다.

하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기존 제품과 비교해 디자인과 기능면에서 별 차이가 없으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것에 대해 빈축이 나오고 있다.

특히 국내 유명 디자인의 실력과 저명성 등에 대해선 인정하면서도 제작에 있어서는 중국산 OEM방식 이어서 정체성에 의문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삼천리 자전거 관계자는 "자체 고유 기술력과 앙드레 김의 화려한 디자인이 만나 자전거를 운동용품이나 놀이기구에서 예술작품으로 승화시켰고 이는 구매 취향을 겨냥한 것이다"면서 "앙드레 김이 디자인한 것을 비롯해 고급 부품을 사용했기 때문에 가격이 높게 책정됐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일각에서 제기하는 중국 공장 부품공수 국내 제작 방식 대해서는 "고용효과를 내다 볼 수 는 있을지 모르나 오히려 자전거 대당 가격은 높아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민 박모씨는 "요즘 인터넷을 연결하면 주는 상품 자전거도 색깔, 디자인, 기능면에서 아무 문제가 안 된다"면서 "기능이 특이한 것도 아니면서 단지 유명인이 디자인했다고 비싸게 받는 것은 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모씨는 "어차피 구입은 소비자가 판단하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자전거 매장에 가보니 BMW, 크라이슬러, 구찌, 샤넬 등 이쁘고 화려한 자전거가 무척 많더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