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전문그룹 SPC 성공 스토리③…"성공 전략"

2009-04-23     박생규
【서울=뉴시스헬스】박생규 기자 = ◇상생의 기업가 정신

동양사상의 핵심적 가치 중의 하나가 인(仁)이다. 공자가 논어에서 가르치는 인(仁)은 '인(人)+인(人)'의 의미이다.

곧, 인성이란 개별 인간의 내부에 쌓아가는 어떤 배타적인 가치가 아니라 개인이 맺고 있는 관계망(Network)이라는 의미가 동양사상의 가장 큰 특징이다.

그래서 공자는 인간관계를 성인지미(成人之美) 즉, 다른 사람의 아름다움을 이루어 주는 것이라 하여 자기가 서기 위해 먼저 남을 세워야 한다는 관계론의 맥락에서 파악하여 서구 개인주의와 거리를 두었다.

프랜차이즈 사업은 이러한 성인지미 정신이 의미하는 관계론과 맞물려 있다.

프랜차이즈는 법률적으로 독립적인 두 당사자인 프랜차이즈 본부와 가맹 사업자간의 관계를 기초로 한 마케팅 또는 유통방법이다.

프랜차이즈 본부는 제품과 서비스 매뉴얼, 마케팅 기술 등의 노하우를 가맹점에게 제공해 안정적인 사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따라서 프랜차이즈 사업의 성공 여부는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과 운영 노하우가 핵심이다. 또한 본부와 가맹점이 상생하기 위해 서로 협력할 때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다.

SPC그룹은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등 국내 대표 프랜차이즈 브랜드 3400여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허영인 회장은 프랜차이즈 사업의 성공요인은 시스템과 상생(相生) 즉, '윈-윈(win-win) 마인드' 두 가지로 꼽는다.

프랜차이즈 사업의 핵심적인 시스템은 전사적 자원관리시스템인 본사 ERP 시스템과 연계된 점포의 매출 재고 등을 실시간 파악할 수 있는 POS 시스템이라 할 수 이다.

SPC그룹은 2000년 제빵업계 최초로 ERP 시스템과 웹 기반의 POS시스템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과 더불어 프랜차이즈 사업의 성공요인은 상생, 즉 성인지미 정신이다.

한마디로 "가맹점주들이 돈을 벌어야 본사도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이 SPC그룹의 기본적인 경영철학이다.

◇파리바게뜨의 성공전략

1988년 시작한 프랑스풍 베이커리 파리바게뜨의 가맹점 사업은 당시 태극당, 고려당에 비해 후발 주자였다.

후발 주자가 선두 주자를 따라잡기 위해서 차별화 전략이 필요했다. '당'자 일색으로 끝나는 브랜드네임도, 인테리어도 차별화 했다.

크루와상(croissant), 바게트(baguette) 등 고급스런 프랑스풍 이미지를 제품과 인테리어에 접목시켰다.

또 매장에서 직접 굽는 베이크오프 방식을 적용해 고객이 매장에 들어오는 순간 구수한 빵 굽는 향기에서 제품이 신선함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1990년 들어 파리바게뜨가 앞선 주자들을 하나씩 제치기 시작한 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가 제품전략이다. 베이커리 시장에서 케익은 매출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큰 품목이다.

파리바게뜨 사업 초기만해도 케익시장은 버터 케익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으나, 1990년대 들어 소비자의 선호도가 버터 케익에서 생크림 케익으로 변화되고 있었다.

파리바게뜨는 1992년에 생크림 케익을 주력 제품으로 하는 케익 차별화 전략을 수립, 지속적으로 생크림 케익 신제품을 내놓았다.

여기에 두 번째 광고전략이 더해졌다. 생크림 케익 시장이 활황세를 보이자 "생크림 케익은 파리바게뜨 생크림 케익이 맛있다"는 소비자 인지도에 착안 빅 모델을 기용한 생크림 케익 광고로 생크림 케익 시장을 공략한 것이다.

그 결과 베이커리 업계 1위로 올라서게 됐고, 계절별로 성수기와 비수기가 엇갈리던 상황에서 연간 고른 케익 매출이 가맹점주의 수익에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 배스킨라빈스 성공전략

1980년대 중반 도입한 배스킨라빈스는 1992년 음성공장 신축 이후 본격적인 가맹점 확대기를 맞았다.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에 배스킨라빈스의 등장은 아이스크림의 고정관념에 일대 변화를 가져왔다.

500여 가지의 제품 중 매달 31가지 다양한 제품을 소개해 골라먹는 즐거움이 그 첫 번째 변화다.

또 아이스크림이라하면 깔대기 형태의 콘을 연상하는 것이 고작인 상황에서, 아이스크림 케익, 음료 등을 등장시켜 다양한 아이스크림의 세계를 연출해 단순한 기호 식품이 아닌 "행복을 가져다 주는(We make people happy)" 브랜드 이미지를 창출해냈던 것이다.

배스킨라빈스의 성공전략도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 번째가 차별화된 이미지 전략이다. 1996년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는 다양한 제품을 구비한 스쿠핑 타입의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전문매장이라는 아이스크림의 특성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재미가 있다"는 10대 핵심 타깃에 접근하기 위해 Fun & Family의 감성적 가치를 부여한 BI(Brand Identity)를 입힌 것으로 이 컨셉은 이후 5년간 지속되는 강력한 광고캠페인을 이끌었다.

두 번째가 아이스크림 케익의 본격 런칭이다. 1987년 국내 처음으로 아이스크림 케익을 출시해 고객의 사랑을 받았다.

배스킨라빈스가 아이스크림 케익 사업을 본격화한 것은 1996년이었다.

케익 옆면에 초코릿이 흘러내리는 인크레더블 케익을 개발하고, 두가지 아이스크림 맛을 맛볼 수 있는 듀얼케익류를 런칭해 매년 50%의 아이스크림 케익 매출 신장을 이뤘다.

현재에도 아이스크림 케익이 10% 이상의 점포 매출을 찾이하고 있다.

아이스크림 케익은 점포의 연간 매출균형을 이뤄주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있다.

그전까지 겨울철 비수기라는 아이스크림 사업의 단점을 보완해 케익은 계절에 관계없이 꾸준히 팔리는 제품이었고, 특히 겨울에는 더 많이 팔려 비수기의 매출 불균형을 해소시키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나아가 크리스마스가 있는 12월이 최고의 매출의 달로 바뀌었을 정도로 가맹점주의 고민을 한번에 덜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