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 후폭풍③-"국회, 식약청장 불러 따지겠다"
2009-04-10 조정훈
◇A모 의원실 관계자 "식약청 왜 이러나" 빈축
여ㆍ야는 오는 13일 오전 식약청장을 국회 보건복지가족위 상임위로 불러들여 긴급현안질의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경제, 일자리 창출 등 각종 중요 법안 처리를 놓고 여야 공방이 첨예한 가운데 합의된 긴급 회의여서 비상한 관심이 집중된다.
이날 긴급 현안질의는 최근 탈크 석면 관련 국민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의약품 등 석면에 대한 강도 높은 질의, 질타, 질책이 있을 것이란 게 A모 의원실 B관계자의 말이다.
B관계자는 그러나 식약청의 느릿한 일처리에 불만을 내비치는 등 '아마추어 같은 행동'에 혀를 내둘렀다.
긴급현안질의서 준비에 따른 보충자료 확보차 (식약청에) 관련 데이터 및 자료 등을 요청했으나 난데없는 찬밥신세(?)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중요 사안이기 때문에 신중에 신중을 기해 관련 내용을 파악하고 있고, 이에 따른 각종 자료를 요청하고 있지만 "(식약청은) 담당자가 자리에 없다. 담당이 아니라서 잘 모른다"고만 답하는 등 "자료 구경은 커녕 답답함을 넘어 화가 난다"고 빈축을 늘어놨다.
그는 이어 "어차피 혼나는 자리인데 왜 혼날 꺼리를 더 만드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덧붙였다.
◇침통한 제약업계 대책마련 분주
제약업계는 이번 식약청의 조치가 매출과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힐 것으로 분석하는 등 긴급 해명서 배포, 회수조치 방침을 전면에 내세우며 신뢰 회복에 분주한 모습이다.
A모 제약사 관계자는 "식약청이 인체 유해성이 거의 없다고 했지만 국산 의약품에 대한 불신감이 사실상 늘어나지 않겠느냐"고 우려를 나타냈다.
회수 대상 품목이 감기약 항암제 등 중증질환 치료약까지 다양해 일선 약국 등의 대체약 준비에도 비상이 걸린 모양세다.
의약품의 교환, 환불에 따른 의료기관 및 약국의 혼선이 불가피한 만큼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마련이 절실해 보인다.
◇억움함 호소, 해명에 진땀
동아제약은 "직접 생산하는 제품은 모두 불검출 판명이 났지만 위탁생산한 제품 3개에서 석면이 검출됐다"며 "문제가 된 제품은 식약청의 기준에 맞게 회수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국약품은 "고객여러분의 조그만 걱정과 불편이 없도록 시중제품의 회수조치 및 새로 생산된 제품의 공급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한미약품은 "2000년 이전부터 탈크 규격·기준이 마련된 고가의 일본 탈크를 사용해 의약품을 생산했기 때문에 안전하다”며 “탈크가 사용된 외주품목도 대부분 한미약품이 일본 탈크를 공급하는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동국제약은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제품에 문제의 탈크는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등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이어 "지난 2월말 이번에 문제가 된 덕산약품의 탈크 원료를 사용해 시험 생산한 바 있지만 시중에 유통된 제품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휴온스는 "덕산 탈크를 사용해 만든 전 제품을 회수키로 결정했다"면서 "탈크 문제가 발생하고 난 후 일본산 탈크를 사용해 생산중이다"고 밝혔다.
◇소비자 불신 팽배
김현정(30ㆍ여ㆍ서울시 마포구)씨는 "진료를 받으러 병원에 가보니 많은 환자들 이 현재 복용하고 있는 약물 중에 석면이 들어간 것은 아닌지 불안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고 말했다.
조현석(35ㆍ경기도 하남시)씨는 "사람이 아픈 곳에 치료목적으로 먹는 약을 잘못 만들면 정말 큰일 아니겠는가"라면서 "식약청이 석면함유 조사하고 있는 동안에도 일부는 계속 광고 및 판매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울분을 감출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인터넷 네이버 네티즌인 'seog7787'은 "인사돌은 광고에서 주요대학병원 임상을 통해 안전하다고 하더니 석면함유의약품"이라니 정말 큰 실망이다"고 말했다.
네티즌 'soraco'는 "지금 비비크림 수출을 계획하고 있는데 요즘 이슈되고 있는 화장품 첨가물 석면문제 때문에 고민이 많다"면서 "비비크림 성분에도 석면이 들어가는지 혹은 석면이 첨가된 비비크림이 피부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다수 시민들은 이번 석면파문에 대한 우려와 의문의 목소리가 팽배했다.
또 관련 제품 환불을 비롯한 대체 약품 사용에 대한 궁금증 역시 급증하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