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 폭로,"검사 접대했다"...검찰 소환엔 불응

남부지검 의혹을 남부지검이 직접 수사

2020-10-20     김태엽 기자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서울고검·수원고검 산하 검찰청들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0.19 / 사진=뉴시스

[뉴스인] 김태엽 기자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 핵심 인물로 지목되는 김봉현(46)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옥중편지'로 촉발된 검사 비위 의혹에 대해 서울남부지검이 직접 수사팀을 꾸렸다. 하지만 김 전 회장이 남부지검 소환에 불응하는 등 시작부터 조사가 순탄치 않아 향후 녹록치 않은 여정이 예상된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은 김 전 회장의 편지로 인해 알려지게 된 '검사 술접대' 의혹 등을 파헤치기 위한 수사팀을 꾸린 상태다.

이 수사팀은 법무부 의뢰로 만들어지게 됐다. 법무부는 전날 "김 전 대표를 직접 조사하는 등 감찰 결과 금품 및 향응을 접대 받았다는 의혹이 있는 일부 대상자들을 특정했고, 향후 신속한 수사 필요성이 인정되는 사안으로 판단돼 본건 수사에 착수한 서울남부지검 대상자에 대해 뇌물수수 및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등으로 수사의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수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상태다. 전날 진행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가 불거졌다. 

당시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에게 "수사가 가능하겠느냐", "연루돼 있는 검사는 직무배제가 돼 있느냐"고 물었다. 남부지검 소속 검사가 관련돼 있는 의혹을 해당 검찰청에서 수사하는 것이 공정하냐는 취지의 질문이었다.

이에 박 지검장은 "내부적으로는 (의혹 관련) 보도에 나와 있는 것으로부터 자유로운 분(검사)들로 정리가 됐다고 보시면 될 것 같다"고 대답했다. 비위 의혹 당사자와는 거리가 먼 이들로 수사팀을 꾸렸다는 취지다.

그런데도 논란은 가시지 않았다. 신 의원은 "검찰 자체 비리에 대한 기소율이 0.13%에 불과하다"면서 공수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아울러 전날에는 김 전 회장이 남부지검 소환조사에 불응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김 전 회장 측은 "그쪽 검사 비위에 관한 진술인데, 거기 가서 조사받을 수 있겠냐"면서 불응 취지를 전했다.

결과적으로 남부지검의 '김봉현 문서 수사팀'에 대한 대외적 신뢰가 높지 않은 상황이고, 당사자인 김 전 회장까지 수사를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수사 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실제 수사가 진행되더라도 김 전 회장이 적극 협조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정치권을 중심으로 이 사건에 대한 특검 요청이나 공수처 필요성까지 대두되고 있어 수사팀 부담도 클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 전 회장 측이 앞으로도 관련 수사를 계속 거부할지는 미지수다. 이번 수사팀이 법무부 의뢰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김 전 회장 측은 법무부 감찰에는 협조적인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다. 지난 16일 옥중편지 공개 후 진행된 법무부 감찰 조사에도 적극 임한 바 있다. 따라서 입장 변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한편 남부지검의 검사 비위 의혹은 김 전 회장이 지난 16일 옥중에서 작성한 편지가 공개되면서 불거졌다.

여기에는 김 전 회장이 유흥업소에서 A변호사와 검사 3명에게 1000만원 상당의 술을 접대했다는 주장과, 이후 이들 중 1명이 라임 수사팀에 합류했다는 내용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