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벌(南伐) 떠나는 두 조교사, "부담있지만 최선 다할 것"

2009-03-27     박생규
▲ 김양선(왼쪽)조교사와 배대선조교사. <사진=한국마사회 제공> 박생규기자 skpq@newsin.co.kr
【서울=뉴시스헬스】박생규 기자 = 한국마사회가 오는 4월5일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개최되는 KRA 컵 마일(GIII) 대상경주에 경마팬과 관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KRA 컵 마일(GIII) 대상경주는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하는 3관경주(KRA컵 마일, 코리안더비, 농림수산식품부장관배)의 첫 번째 경주다.

또 2009년도 서울경마공원과 부산경남경마공원 간 첫 번째 교류경주라는 부분도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때문에 많은 경마팬들은 올해 3관마 판도를 예측함과 동시 작년도 참패의 수모를 격은 서울경마공원 마필들의 선전여부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정작 출마등록 결과 총 12두가 출마등록을 마친 가운데 서울경마공원에서는 36조 김양선 조교사의 '러브캣'과 20조 배대선 조교사의 '머니특급' 단 2두만이 출전하게 됐다.

경마팬들은 서울마필들의 교류경주 참여 저조현상에 크게 아쉬워하는 분위기와 그래도 두 마리 경주마라도 출전하게 돼 다행이라는 분위기가 혼재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서울경마공원 소속 마필로 부경경마공원에서 현지마필들과의 싸움에 나서게 될 '러브캣'과 '머니특급'에 거는 기대치가 상대적으로 큰 상황이다.

또 장거리 수송, 환경적응 등 수많은 제약조건 아래 어려운 결정을 한 두 조교사에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KRA 컵 마일(GIII) 대상경주 준비에 여념이 없는 두 조교사에게 교류경주에 관한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김양선 조교사, "심사숙고(深思熟考) 끝에 내린 결정, 좋은 결과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

김 조교사는 대뜸 "원정까지 결정하는데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러브캣'이 암말임에도 가벼운 발걸음과 막판 파워를 선보이자 김양선 조교사는 2009년도 3관마에 대한 욕심을 언론에 내비쳤었다.

하지만 역시 교류경주라는 특성 때문에 쉽게 결정할 수 없었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최범현 기수가 마일 경주에서 '러브캣'에 기승하기 위해 부경으로의 출장을 결정하지 않았다면 결코 원정을 결정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기수의 결정이 큰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원정을 결정한 후에 산적한 문제는 역시 골칫거리가 아닐 수 없다. '장거리 수송'과 '현지적응'은 김 조교사에게도 어쩔 수 없는 숙제로 남아있다.

소속마필인 '러브캣'의 활약여부에 대해서는 "원거리 수송도 문제지만 현지마사와 경주로에 적응 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며 "현지에서의 적응 여부에 따라 이번 원정의 성패가 달려있는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김 조교사는 또 '부담중량' 또한 큰 걱정거리라고 말했다. '러브캣'은 이번 교류경주에서 55kg의 부담중량을 짊어져야 하는데 지금까지 치러진 8번의 경주에서 가장 무거운 부담중량이 54kg이었기 때문에 마필이 버텨 줄지가 미지수라는 것이다.

서울에서 치러지는 경주라면 큰 걱정을 않겠지만 원정경주에서의 1kg은 그만큼 큰 부담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꾸준히 호흡을 맞춰온 최범현 기수가 기승할 예정인데다가 조교사와 관리사들의 틀별관리를 받는 만큼 한번 해볼만 하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 1일 마지막 경주에서 우승에 실패하긴 했지만 현재까지 '러브캣'이 보여준 능력이라면 부경경마공원 마필들과 견줘도 입상권 전력임에는 틀림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김양선 조교사 본인도 "많은 어려움이 따르지만 기왕 출전하게 된 만큼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기대에 부응하는 성적을 올리겠다"고 말해 선전을 다짐했다.

◇배대선 조교사, "프로이기 때문에 경마상금 벌기 위해 출전하는 것, 목표는 물론 우승"

"교류경주에 출사표를 던지는 것은 어려운 결정"이라며 첫 이야기를 던진 배대선 조교사는 한참이 지난 후에야 다시 입을 열었다.

"사실 서울과 부경의 대결구도로 비쳐지는 게 상당히 부담스럽다"며 "솔직한 이야기지만 이겨야 본전이라는 분위기 속에 그 어떤 조교사도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조교사 본인의 출전결정 배경에 대해서는 "물론 쉬운 결정은 아니지만 나는 프로이기 때문에 큰 상금이 걸린 경주에 그 상금을 얻기 위해 출전하는 것"이라며 명료한 답을 내렸다.

이어 "경마팬들은 서울의 대표니 뭐니 하지만 나는 그저 일상적인 업무를 하는 것 뿐"이라고 말해 서울과 부경 간의 구도양상으로 비춰지는 것을 경계했다.

그렇지만 양 경마장 간 소속된 마필이 맞붙는다는 현실과 서울소속 마필이 단 두 마리 출전하게 된 이상 경마팬들의 관심은 '서울 vs 부경'으로 압축 될 수밖에는 없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KRA 컵 마일(GIII) 대상경주에서 어떤 성적을 기대하느냐는 질문에는 "그야 당연히 우승"이라며 "조교사는 모든 경주에서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기 때문에 이번에도 역시 목표는 우승"이라고 말했다.

이번 경주를 위해 서울 현지에서 조교보와 마필관리사를 직접 현지로 내려 보내 최상의 마필컨디션 유지를 위해 노력할 예정인 배대선 조교사의 결의에 찬 대답이었다.

이제 한주 앞으로 다가온 KRA 컵 마일(GIII) 대상경주, 기대와는 달리 서울경마공원에서는 단 두 마리의 마필이 출전해 일부에서는 '김빠진 경주'라는 빈축을 사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2대 10'이라는 수적 열세 속에도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해 남벌에 나설 서울경마공원 소속 마필이 있으니 경마팬의 관심이 부경경마공원으로 향할 이유는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