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제약사 한글 직위 폐지, 실적 효율성 중심 평가

2009-03-23     조정훈
【서울=뉴시스헬스】조정훈 기자 = 국내 다국적 제약회사 일부가 국내외 경제위기 등을 이겨내기 위한 방책으로 건강한 사내, 활기찬 기업 문화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이들 기업 등은 단순히 직원들을 관리하는 일차적 차원에서 벗어나 '실적과 효율성 중심' 평가를 지양하는 등 타 기업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23일 국내 다국적 제약사 등에 따르면 부서 한글직위폐지, 직원 탄력근무제 활용, 건강 경영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호응을 얻고 있다.

◇직위 계급 폐지 '유연성 확대'

바이엘 헬스케어는 올해 한글 직위를 폐지하는 등 내부적로 직위중심에서 직책 중심으로 조직을 바꿔 효율적이고 개방적 조직 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또 외부로는 고객 편의를 고려한 고객중심 마케팅과 영업활동을 지향한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한글 직위가 폐지되면서 '부서장' 혹은 '프로덕트 매니저(PM)'등 본인이 맡고 있는 직책만 남고 사내에선 이름에 '님'을 붙여 부르도록 권장하고 있다.

바이엘 관계자는 "한글 직위 폐지로 조직이 보다 유연하게 움직이고 창의적이고 전문적인 능력을 갖춘 인재들이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탄력근무제로 엄마 사원 '활짝'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은 'Work-Life balance'를 존중하자는 취지에서 탄력근무제(flexible time)를 시행, 호응을 얻고 있다.

탄력근무제는 한 달 160시간을 기준으로 직원들이 직접 근무 스케줄을 조율할 수 있는 제도다.

이에 따라 직원들은 코어 타임(Core Time)인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를 제외하고 출퇴근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

탄력근무제는 지난 2007년 2월 실시된 이후 '일하는 엄마' 직원 등 조직 내 대다수 직원 등에게 효율적인 제도로 인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병민 전무는 "회사 입장에서는 신뢰를 바탕으로 직원들의 자율성을 증진시키고, 개인입장에서는 효율적인 시간 관리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타 기업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건강한 사내 문화가 '최고'

이밖에 직원 건강을 책임지는 이른바 헬스 경영에 동참하는 제약사도 늘고 있다.

한국MSD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직원 '탈모 주의보'를 전격 발동했다.

불확실한 경제 상황 등 직장 내 스트레스로 인한 직원들의 머리숱을 보호한다는 취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최근 국내성인 남녀 등에서 탈모현상이 급증해 사회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 탈모로 인한 직원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회사의 노력으로 풀이된다.

한국애보트의 경우 지난 1월부터 '건강 몸매 회복 캠페인'을 실시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몸매 회복을 위한 각종 도구를 지원해 주고 3개월 이후 목표에 도달한 직원에게는 일부 인센티브도 지급된다.

애보트 관계자는 "각종 스트레스와 회식에 찌든 직원들이 전성기 몸매를 회복하게 하기 위해 캠페인을 실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