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소 웃고ㆍ병원 울고①-"보건소 환자 급증"

2009-03-09     조정훈
【서울=뉴시스헬스】조정훈 기자 = 지속되는 경제 악화 속에 병·의원보다 진료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보건소를 이용하는 시민이 급증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현행 의료비에 부담을 느끼기 때문인데, 손님이 줄어든 수도권지역 일부 병원들은 경영난에 시달리는 등 울상을 짓고 있다.

하지만 일부 보건소의 경우 환자 수요가 급증한데 따른 서비스 개선은 고사하고 '아마추어 행정'을 면치 못하는 곳이 다수여서 시민들을 두 번 울리고 있다.

9일 뉴시스헬스는 보건소 이용 환자가 급증한데 따른 '병원 울고', '보건소 웃고'에 대해 총 3회에 걸쳐 시리즈로 점검한다.

◇수도권 '보건소 환자 급증'

보건소 진료 환자의 급증은 지난해 하반기 불어 닥친 경기 한파로 의료비 지출을 줄이려는 소비심리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수도권의 경우 최근 진료 방문객이 20∼30% 늘어나면서 난데 없는 '보건소 특수'로 대목(?)을 맞고 있다.

지난 2006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3년간 서울시내 총 25개 보건소의 '질병예방, 건강증진 사업 실적'을 분석한 결과 총 871만1157명이 이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2006년 277만3160명에서 2007년 291만6360명으로 소폭 증가추세를 보이다가 지난해엔 무려 302만1630명으로 '300만 진입'에 골인했다.

전국 최대 면적, 인구가 밀집한 경기도내 45개 보건소 역시 지난해 말까지 집계된 진료객수는 총 309만9080명으로 상반기 232만4120명에 비해 33.3%인 77만4960명이 늘어났다.

서울시 성동구 보건소의 지난 1월 한 달 동안 평일 조기진료 환자는 총 565명(1차 진료 230명, 임상병리 검사 335명)으로 관내 25개 보건소가운데 가장 많았다.

이와 함께 중량구가 510명, 노원구 384명, 강서구 331명, 관악구 232명 순인 것으로 확인됐다.

성동구 보건소 관계자는 "시민들이 경기침체로 의료비 지출에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보건소 이용률이 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보건소 이용객 '일열종대' 진풍경

과거 파리만 날리던 보건소가 줄을 서야지만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또 일반진료 및 예방접종 민원서비스를 확대하는 한편 시설확충 등에 노력을 기울이며 환자 이용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가 관할 구역 진료만이 아닌 시내 전체로 진료 범위를 확대한 것도 어느 정도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경기도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지난해 하루 평균 환자가 20명에 불과한 수원시 팔달구 보건소가 올해 들어 40∼50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성남시는 지난해보다 20∼30% 증가해 하루 평균 140여명씩 방문하고 있으며, 의정부시 동부보건지소도 27%나 증가하는 등 경기도내 31개 시군, 45개 보건소 환자가 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가 이어지자 기존에 일반 병·의원을 이용하던 환자들이 이들 보건소로 옮겨오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식(68ㆍ경기도 화성시)씨는 "일반 병원은 병원비도 비싸고 진료시간 잡기도 여간 어렵다"며 "보건소의 진료비, 진료 스케줄, 서비스에 만족해 자주 이용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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