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4차산업혁명시대, 교육의 핵심은 '진리'

2017-08-03     허영훈 기자
(자료사진=픽사베이)

[뉴스인] 허영훈 기자 = 작년 세계경제포럼은 현재 7세 아이들의 65%가 새로운 직업을 갖고 일하게 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특히 화이트컬러나 블루컬러가 아닌 뉴 컬러(New Color)시대를 예고한 것이 전망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데, 뉴 컬러 시대의 핵심은 '일자리의 변화'가 아닌 '일하는 방식의 변화'에 있다. 결국 앞으로는 '직업이 무엇이냐'가 아닌, '무슨 일을 하고 있느냐'로 인식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이는 4차 산업혁명시대가 몰고 올 사회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특히 인공지능에 의한 일자리 감소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기존 일자리로부터 점진적인 '인간의 퇴출'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일하는 시간이 단축됨은 물론 정규직 축소와 비정규직 확대를 가져올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전문적인 고임금 근로자도 예외는 아니다.

그럼 현재 7세의 아이들이 직업을 갖게 되는 2030년대를 바라보는 아이들의 부모는 자녀를 어떻게 키워야 할까? 보통 2~3세 어린아이가 있는 부모들에게 아이가 어떻게 컸으면 좋겠냐는 질문을 하면 대부분의 부모는 '자기가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자유롭게 컸으면 좋겠다'거나 '마음껏 뛰어놀면서 자랐으면 한다'는 대답을 한다. 이런 대답은 오래 전부터 자녀교육에 대한 진리처럼 인식되어왔고 그것이 진리라는 것에는 여전히 이견이 없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진리는 오래가지 못한다. 아이가 중학생이 되면 부모는 아이의 학업성적에 민감해지고 다른 아이들보다 뒤쳐지는 것을 걱정하게 된다. 결국 그 걱정은 자연스럽게 사교육으로 옮겨가고 부모와 아이는 본격적인 '경쟁모드'의 주인공이 된다. 이런 부모들에게 위에서 했던 질문을 다시 던지면 보통은 이렇게 말문을 연다. '그렇게 키우고 싶은데 현실은 그렇지가 못하다'라고 말이다. 불행히도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답변이다.         

이제는 4차 산업혁명시대가 가져올 현실을 인정하고 본격적인 준비를 해야 할 때다. 위에서 언급한 경쟁사회에서의 현실과는 또 다른 현실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식의 혼란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변하지 않는 진리에서 찾아야 한다. 어린아이를 이렇게 키우겠다고 말했던 그 진리가 되살아나야 한다는 것이다.

학교에는 교훈(校訓)이 있다. 학교의 교육이념을 간명하게 표현한 말이다. 서울대학교 교훈은 '진리는 나의 빛'이며, 연세대학교 교훈은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다. 그리고 서강대학교 교훈은 '진리에 순종하라'다. 진리라고 하는 것은 참된 이치이자 도리를 말하며, 언제 어디서나 누구든지 인정할 수 있는 보편타당한 인식의 내용을 의미한다. 따라서 진리라고 믿는 것을 쫓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필자는 위 교훈 중에서 연세대학교 교훈에 주목하게 된다. 4차 산업혁명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인재상이 '자유로운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계를 공식처럼 풀어쓴다면, '진리+자유=새로운 인재'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만약 반에서 1등 자녀, 100점 자녀를 만들려는 이유가 검사, 변호사, 의사와 같은 소위 '좋은 직업'을 갖게 하려는 의도에서였다면 이제는 그 생각을 버리는 것이 자녀를 새로운 인재로 키우는 방법임을 깨달아야 한다. 어떤 영역에 부합한 사람이 아닌 스스로 자신의 영역을 개척할 수 있는 사람이 4차 산업혁명시대를 이끌어갈 수 있다.   

매니저로서의 엄마의 가이드가 아닌 진정한 진리를 쫓아 스스로 성장하는 아이들을 돕겠다는 부모들의 인식과 그러한 교육 분위기가 우리 사회에 하루빨리 만들어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