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옷 세탁비가 남자옷보다 비싼 것은 성차별’ 美주부 제기
2009-02-06 노창현특파원
맨해튼 첼시 지역에 사는 제닛 플로이드(44) 씨는 여자용 셔츠가 남성용보다 작은 사이즈인데도 불구하고 드라이 클리닝 비용은 조금씩 비싸다며 세탁 비용의 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플로이드 씨는 첼시에 있는 ‘베스트 클리너스’에 셔츠를 맡기러 갔다가 자신의 셔츠는 8달러87센트, 남편 것은 7달러인 것을 발견하고 문제를 제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보통 체격의 여성과 남성을 비교할 때 여자용 셔츠가 작은데도 드라이 클리닝 비용이 더 비싼 것은 성차별이라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뉴욕의 언론들도 세탁물의 성차별 논란에 비상한 관심을 표했다. 타임스는 5일(현지시간) 플로이드씨가 남편의 셔츠와 자신의 셔츠를 들고 있는 사진과 함께 이 같은 문제를 제기했다.
신문은 “뉴욕 일원의 세탁소 대부분은 여성 옷이 남성 옷보다 세탁 비용이 조금씩 비싸지만 여성 고객들은 화장실 앞에서 줄을 길게 늘어서서 기다리는 것처럼 이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플로이드씨가 문제점을 발견한 것은 지난해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남편과 함께 첼시의 베스트 클리너스에 똑같은 푸른색의 브룩스 브라더스 제품을 들고 갔다가 값이 다른 것을 알게 됐다.
그녀는 “우리는 똑같이 생긴 옷을 들고 갔다. 그런데 남편보다 내 것이 비싸다는 게 말이 되느냐. 더구나 남편 옷은 더 큰데 어처구니 없었다”고 말했다.
플로이드씨는 세탁소에 왜 요금이 다르냐고 묻자 여자옷은 물빨래만 하는 게 아니라 드라이클리닝을 했기 때문이라는 답을 들었다. 그녀가 드라이클리닝을 부탁하지 않았지만 “여성 옷은 언제나 드라이클리닝을 한다”는 것이 세탁소의 규칙(?)이었다.
사실 세탁소의 정규 요금은 남성 옷을 물빨래할 경우 1.75달러, 여성의류 드라이클리닝은 5.50달러이지만 손으로 다리는 작업을 곁들여 이 같은 비용을 지불하게 된 것이다.
그녀가 한 칵테일파티에서 이 같은 문제의 부당함을 말하자 한 친구도 “가격 차별은 사실이지만 모두 너무 바빠서 그런 일에 신경 쓸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두 아이를 대학에 보내고 현재 뉴욕 헬시스쿨푸드 연대에서 봉사 활동을 하는 그녀는 대학 시절 전공인 경제학을 살려 시장조사 회사를 최근 창업했다. 일을 시작하면서 세탁소를 자주 이용하게 됐고 이런 요금의 부당함에 더 화가 났던 모양이다.
지난 18일 간 그녀는 맨해튼의 세탁소 50군데에 전화를 해서 남녀 의류와 바지 세탁 가격에 대한 리스트를 만들었고 차트를 통해 결과를 분석했다. 그리고 자신의 웹사이트(www.floydadvisory.com)에 올렸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드라이클리닝은 남녀 간에 큰 차이는 없었다. 그러나 물빨래의 경우 남자옷은 평균 2.86 달러인 반면 여자옷은 4.95 달러나 했다. 50개의 세탁소 가운데 8곳은 여성 옷 세탁을 취급하지 않았고 9곳은 남녀 옷에 상관없이 같은 가격이었다.
일부 세탁소에서는 여성옷의 크기와 디자인에 따라 프레스요금이 달라질 수 있다고 항변한다. 기본적으로 남자옷에 맞도록 기계가 만들어져 사이즈가 작고 장식류가 달린 여성 옷들은 손이 많이 가기 때문이다.
미드타운에 있는 알피안 가먼트케어는 남성옷이 2.75달러인데 비해 여성옷은 9 달러나 한다. 이곳에서 일하는 한 여성은 “여성 옷은 프레스 머신 사이즈에 맞지 않아 직접 손으로 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시에서는 성차별적인 요금을 규제하고 있다. 1998년 시의회가 이 같은 법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많은 종류의 셔츠와 다양한 형태의 일을 하는 세탁소가 요금을 차등적으로 책정하는 것을 규제하기는 힘든 일이다.
지난해 뉴욕시의 소비자담당부서는 12차례의 성차별 가격 사례를 적발했다. 이 중 세탁소는 3회였고 나머지는 헤어살롱과 네일살롱이었다. 네일살롱의 경우 남성에게 요금을 더 책정하고 있다.
플로리다 탐파에 있는 유니프레스 코퍼레이션은 남녀 공용인 프레스 머신을 2만1500달러에 팔고 있다. 중형 사이즈 머신이 5만 달러인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저렴한 가격이다. 그러나 유니섹스 머신은 시간당 30장을 다림질할 수 있는데 비해 보통의 프레스 머신은 100개까지 할 수 있다.
플로이드씨가 요즘 이용하는 세탁소는 어디일까. 집에서 다섯블럭 떨어진 이스트 33가의 런던 클리너스가 단골 세탁소이다. 타임스는 이곳은 프레스머신을 이용해도 남녀 공히 7달러로 그녀의 환심을 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