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첫 진료…향후 행보는?
"지속적인 기부와 정부 지원책 절실"
[뉴스인] 김다운 기자 = 흔히들 장애 어린이를 '재활난민'이라고 부른다. 성인재활치료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아동재활에 나서는 병원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에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갈 곳을 잃은 장애 어린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푸르메재단이 계획한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이 본격적인 운영에 나섰다.
28일 오전 마포구 상암동에서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박홍섭 마포구청장을 비롯해 기부기업과 기부자, 지역주민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개원식이 열렸다.
이 병원은 장애 어린이의 재활치료와 체육활동은 물론 비장애 어린이와 지역주민도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시설을 갖춘 국내 최초 통합형 재활병원이다.
지난 2014년 3월에 착공해 지상 7층, 지하 3층, 입원 병상 91개 규모로 건립됐으며 재활의학과·정신건강의학과·치과·소아청소년과 등 4개의 진료과와 신체영역치료실(물리·작업·언어·감각통합·음악치료 등), ABA조기집중치료실(응용행동분석에 기반한 자폐스펙트럼장애 치료) 등을 운영한다.
이와 더불어 장애인의 자립을 돕는 직업재활센터와 비장애어린이와 지역주민이 이용할 수 있는 수영장, 문화센터, 어린이도서관,카페 등의 주민복지시설도 갖추고 있다.
현재 국내에 등록된 장애아동 수는 약 10만 명이지만 장애 여부를 밝히기 꺼려해 추산되지 않은 인구까지 합하면 대략 30만 명으로 추정된다. 조사된 10만 명 중 중증장애아동은 4만 명 정도다. 하지만 장애아동의 치료병상은 전국에 400개 정도에 불과하다.
푸르메재단 관계자는 "중증장애아동 수에 비해 재활병동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전에 장애어린이재활병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부천시의 꾸러기병원과 성남시의 보바스어린이병원은 대표적인 어린이재활병원이다. 하지만 재정난 등의 이유로 꾸러기병원은 성인재활병원으로 바뀌었고 보바스어린이병원은 의원급으로 축소됐다.
이에 푸르메재단은 어린이 전문 재활병원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본격적인 병원 건립에 나섰다.
서울시는 병원 건립을 위해 건축비 일부와 의료장비 85억 원을 지원했으며, 연간 운영비의 일부도 지원할 예정이다. 마포구는 지난 2011년 푸르메와 지원 협약을 체결해 상암동 병원 부지 93억 원과 각종 행정적 지원을 제공했다. 보건복지부도 기자재 일부 15억 원을 지원했다.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은 축사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의 헌신과 도움이 있었기에 어린이재활병원이 개원될 수 있었다"라며 "병원이 재활치료가 필요한 장애 어린이들에게 전문적이고 집중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서울시도 지속적으로 돕겠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넥슨 컴퍼니(㈜엔엑스씨, ㈜넥슨코리아, ㈜네오플)는 총 예산 440억 원 중 200억 원을 기부한 최대 기부기업이며 이 밖에 故 박완서 소설가를 비롯해 정호승 시인, 성악가 조수미, 가수 션 등이 모금에 동참했다.
푸르메재단 관계자는 "앞으로 병원을 운영하다보면 매년 30여억 원의 적자가 예상된다"며 "어린이재활병원이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기부 뿐 아니라 지원체계 제도화와 관련 법류 제정 등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여러 어린이병원들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에서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이 어떤 행보를 이어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