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형 교수, 새로운 골수이식 개발 성공

2009-01-24     조진성
【서울=뉴시스헬스】조진성 기자 = 앞으로는 백혈병 환자들의 기증자 찾기 고행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4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혈액내과 이규형 교수가 백혈병 환자 가장 가까이에 있는 부모나 자식으로부터 골수를 기증 받을 수 있는 새로운 골수이식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골수이식을 가능하게 하는 조직적합성항원이 부모나 자식 간에는 절반의 유전자형밖에 일치하지 않아 골수를 주고받더라도 실패 확률이 매우 높아 부모 자식 간 골수 이식이 금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이규형 교수가 이러한 사실을 뒤집는 이른바 '반(半)일치 골수이식법'을 개발한 것이다.

이 교수의 '반일치 골수이식법'은 백혈병 환자의 절망을 거두고 부모 또는 자식이라는 '등잔' 밑에서 골수이식 기증자를 찾을 수 있는 치료법이다.

지금까지는 백혈병 완치 확률이 가장 높은 골수이식을 위해 의사들은 먼저 환자 형제들의 조직적합성항원이라는 검사를 하고 형제들에게서 찾아내지 못하면 타인에게 눈을 돌려야만 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 교수는 아주 쉽게 골수 기증자를 구할 수 있는 부모 자식 간의 골수이식을 가능하게 하는 치료법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이 교수는 새로운 '반일치 골수이식' 치료법으로 지난 2004년부터 현재까지 51명의 백혈병 환자에게 골수이식 수술을 시행해 골수이식 수술 사망률 13%를 기록했다.

백혈병 환자들이 골수이식을 받은 후 자신의 장기를 공격해 손상을 주는 '이식편대숙주반응'이라는 치명적인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성공률이 가장 높다는 형제간 골수이식의 이식편대숙주반응 발생률이 40%인 반면 이 교수의 새로운 치료법은 30%로 낮아 골수이식에 대한 개념을 전면적으로 바꿀 수 있는 치료법으로 학계는 평가하고 있다.

이규형 교수는 "반일치 골수이식은 부모 자식 간 기증자를 쉽게 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골수이식 성공률에 있어서도 과거 골수 기증 고려 대상 1순위인 형제간 골수이식 성공률 보다 더 높을 것으로 예측 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 교수는 새로운 '반일치 골수이식' 치료법을 혈액 암 분야의 세계 최고 권위인 미국골수이식학회지에 보고해 1월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