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공연되는 '백석 우화,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2015-12-08     김영일 기자

'백석우화,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이 오는 23일부터 1월 17일까지 대학로 게릴라극장에서 앙코르 공연에 들어간다.

그동안 게릴라극장 공연은 유료 점유율 90%를 넘겼고, 입소문을 통해 모인 관객으로 공연 막바지에는 좌석이 없어 돌아간 관객들이 많았다.

우리말을 가장 아름답게 구사한 시인, 조선의 모던 보이로 알려져 있던 시인 백석의 고단하고 굴곡진 삶을 담담하고 감동적으로 보여주며 언론, 평단, 관객들에게 올해의 수작으로 평가받은 작품이다.

특히 백석을 연기한 오동식 배우는 젊은 백석에서 시작하여 85세의 백석까지 혼신의 연기를 선보이며 큰 배우로 거듭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게릴라극장은 관객들의 앙코르 공연 문의와 요청에 힘입어 2015년을 마감하고 2016년을 여는 공연으로 '백석우화'를 선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땅의 시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 백석의 작품이 연희단거리패의 다양한 연극양식과 만난 이번 공연은 시집과 시는 남았으나 북에서의 행적을 알 수 없었던 시인 백석의 삶을 찾아가는 기록극이다.

교과서에 실린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비롯,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백석의 시, 수필, 동화시 등 주옥같은 글들이 소개된다.

작창 이자람, 작·편곡 권선욱, 서도소리 강효주, 정가 박진희, 판소리 작창협력은 이지숙이 맡아 백석의 글을 입체적으로 무대에 살려냈다.

시인이자 극작 연출가인 이윤택이 대본구성과 연출을 맡아 격동기를 살아야 했던 시인 백석의 고단한 삶과 사그라지지 않은 예술혼을 보여준다.

연희단거리패 배우장 김미숙이 시창, 이승헌이 움직임 지도와 함께 직접 출연하며, 시인 백석은 배우 겸 연출가 오동식이 맡아 페이소스가 가득한 감동적인 무대를 꾸민다.

◇ 백석은 어떤 시인?

친일을 거부하기 위해 한때 절필했고, 이데올로기에 종속되는 시를 쓰지 않기 위하여 번역에 몰두했던 시인 백석. 그는 고향이 북이었기 때문에 월북 시인도 아니면서 남쪽에서는 출판금지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렇게 남과 북에서 잊혀져 버린 시인. 그러나 그의 주옥같은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는 남쪽의 교과서에 수록되고,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은 남쪽의 시인들에게 열등감을 던진 명시로 남았다.

백석은 정작 북에서 시를 쓰지 못하고 번역과 동요시를 썼고, 그나마 사회주의 사상에 투철하지 못한 부르주아로 몰려 삼수갑산 집단 농장으로 유폐되었다.

이 연극은 모던 보이 백석이 삼수갑산 집단농장에서도 낙천적인 삶 의식을 포기하지 않고 민중과 함께 자연과 벗하며 살았던 천상시인의 모습을 추적한다.

세상이 아무리 가혹하고 힘들어도 동심을 잃지 않고 유머와 위트를 풀씨처럼 퍼뜨리며 살았던 백석의 삶은 시인의 존재에 대한 새삼스런 깨달음과 감동으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