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타는 시간 또 기다릴 거에요"
힐링승마교실, 홀트학교에서 열린 '재활승마'
"내년에도 또 말 타고 싶어요. 친구들도 기다린다고 했어요."
승마 소감을 물어보자 홀트학교 박수정(11)양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다. 동물 중에 말이 가장 좋다는 말도 덧붙였다. 무섭지 않았냐고 묻자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다. "말이 무섭지 않게 해줬어요. 선생님들도 잘 탔다고 칭찬해 줬어요."
장애 아동을 위한 힐링승마교실이 22일 경기도 일산 홀트학교(교장 임경애)에서 열렸다. 지난 5월에 이어 올해로 두 번째로 열린 자리다. 장애 아동의 신체적·정서적 발달을 도와주고 자신감을 돋아준다는 게 취지다.
이날 행사에는 홀트학교 학생과 학부모 등 1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승마체험과 치과 진료봉사, 무료 미용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함께 진행됐다. 홀트학교 홍보대사인 키즈클럽 에이든&엘빈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홀트 아동복지회 산하기관인 홀트학교는 학생들 장애를 극복하고, 사회인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말과 교감하는 '힐링승마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매년 2회씩 중증 중복 장애를 가진 학생 40여 명이 선발돼 승마교실에 참여한다. 학부모들의 자원봉사 참여도 활발하다.
오전 10시가 되자 운동장에 모인 학생들은 2인 1조로 팀을 나눴다. 승마장비인 헬멧과 안전조끼를 착용하고 말에 오르면 사이드워커(Side-Walker·재활승마지도자)들이 양 옆에서 중심을 잡아주며 말을 이끌었다.
긴장된 표정으로 말에 오른 아이들은 양손으로 안장을 잡고 사이드워커의 안내를 따랐다. 처음 접한 말이 어색했는지 이내 부모를 찾는 아이들도 있었다. 그러다 운동장을 한 바퀴 돌 때쯤 아이들의 표정이 달라졌다. 5분에 걸쳐 말을 타고 내려온 아이들의 얼굴엔 즐거움이 가득했다.
재활승마에 대한 학부모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학부모 유용기(44·경기도 고양시 탄현동)씨는 "평소 사물에 관심없던 아이들이 승마를 접하면서 표정이 다양해지고 집중력이 좋아진 것 같다"며 "횟수가 거듭될 수록 즐기는 모습,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 기쁘다"고 말했다.
홀트학교 임경애 교장은 "승마는 장애로 균형을 잃거나 자세가 구부정한 장애 아이들에게 교정 효과가 있다"며 "어깨나 등을 움츠렸던 아이들이 스스로 자세를 잡고, 꼿꼿이 서는 사례들을 보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말을 탄 아이들은 사이드워커의 지도로 기초 승마자세를 익혔다. 임 교장은 "교육활동에 한계가 있는 중증 중복 장애 아이들이 승마를 통해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정서적 안정감을 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홀트학교가 주최하고 뉴시스헬스가 주관한 '힐링승마교실'에는 유디치과 일산점, 작은 차이 뷰티살롱, 클럽M승마교실 등이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