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엄마'의 심장이 위험하다…심혈관질환 예방법
대한민국 성인 3대 사망 원인 중 하나인 심뇌혈관질환은 그동안 중년 남성의 전유물로 인식된 것과 달리 심뇌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률은 오히려 여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국내 심혈관질환 환자를 성별ㆍ연령별로 분석한 결과 50대 이하 남성이 여성보다 유병률이 높은 반면 폐경기를 거친 60대 이후부터는 여성 환자 수가 급격히 늘어났다.
특히 70대 이상 남성 대비 1.1배 이상 유병률이 더 높았다. 이는 중년 여성이 필수적으로 겪는 단계인 폐경과 관련이 깊다.
혈관 내 지질의 축적을 억제하고 혈관 탄력을 좋게 하는 여성호르몬이 폐경 후 감소하게 되면 심혈관질환의 발생 위험성이 증가하게 된다.
여름철은 중년 여성이 더욱 주의해야 할 시기다. 무더운 날씨가 심장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2012년 7~8월 심혈관질환에 인한 사망은 8594명으로 같은 해 11~12월의 83.7%에 해당하는 높은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여성에게 나타나는 심혈관질환 증상은 갑작스런 압박감, 팽만감, 죄는듯한 중심부의 흉통 등 전형적 증상을 겪는 남성과는 달리 흉통, 복통과 더불어 짧은 호흡, 피로감, 두통 등 비전형적이기 때문에 진단이 어렵고 치료가 지연될 수 있다.
여름철 높은 온도와 습도 때문에 심해지기 쉬운 갱년기 증상으로 오인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면 돌연사의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이러한 심각성을 가지는 심혈관질환도 발병 이전에 꾸준히 대비하면 자신과 가족의 심혈관 건강까지 지킬 수 있다. 여름철 심혈관질환 예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살펴볼 수 있다.
우선 심혈관질환 위험인자와 증상을 잘 파악해둔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고혈압,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 높은 혈당수치, 흡연, 비만, 스트레스, 가족력 등을 주요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도 밝히고 있다. 이 위험인자를 확인하여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으로 평소 생활 습관을 개선한다. 운동은 하루에 30분 이상 일주일에 3~4일 이상 규칙적으로 가볍게 하되 심장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기온이 올라가 있는 한낮에는 야외운동을 피한다.
식이요법에서는 나트륨과 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줄이고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골고루 섭취해 땀으로 배출된 전해질과 비타민, 미네랄을 보충해준다. 물과 음료를 자주 마셔 탈수를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다. 찬물 목욕도 주의해야 한다.
서울 서초구 사랑의 약국 최미영 약사는 "여름철에 덥다고 찬물을 몸에 끼얹으면 확장됐던 혈관이 갑자기 수축되면서 심장으로 가는 혈액량이 감소, 심근경색에 인한 심장마비가 발생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저용량 아스피린 요법을 통해 위험인자를 지속적으로 관리한다. 심혈관질환을 일으키는 주요 요인은 혈전으로 혈소판의 응집을 통해 형성된다.
저용량 아스피린은 혈소판 응집을 지속적으로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 복합적인 심혈관 위험인자를 가진 환자가 하루 한 알씩 꾸준히 복용하면 관상동맥혈전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최미영 약사는 "여성은 폐경기 전후 호르몬 변화로 무력감을 느끼게 되고 심혈관질환과 골다공증 위험도 높아지나 40대 초반부터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는 습관을 들여야 건강한 노후를 설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 등 복합적 심혈관질환의 위험인자가 있다면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저용량 아스피린 요법에 대해 의ㆍ약사와 상담해보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