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도 얼굴 전면이식 수술 성공

2008-12-17     천정원 인턴
【서울=뉴시스】천정원 인턴 기자 = 미국에서 심각하게 회손된 여성의 얼굴 거의 대부분을 이식하는 수술에 성공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고 AP통신이 16일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마리아 지미오나우 박사 연구진은 사망한 여성 기증자 얼굴을 이용해 환자 얼굴의 80%를 교체하는 이식 수술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안면 이식 수술 성공은 미국 내 최초의 사례다.

수술을 주도한 병원 측은 환자의 가족 요청에 의해 환자의 신상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으며 17일 기자회견을 갖고 자세한 내용을 밝힐 예정이다.

이번 수술의 자세한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일반적으로 안면이식 수술은 피부, 안면 신경 및 근육 외 여러 다른 조직들을 이식한다.

안면 이식이나 손 이식 수술은 심장이나 간과 같은 장기이식과 달리 수명을 연장하기 위한 목적이 아닌,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수술 집도 시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는데다가 거부 반응을 막기 위해 남은 여생 동안 내내 면역 억제 약물을 투여해야 한다는 점, 암이 발병할 확률이 높다는 점 등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지난 몇 년 간 안면 이식이나 손 이식 수술 등에 대해 우려를 표해온 펜실베이니아 대학 생명윤리학자 아서 카플란 박사는 이번 수술에 대한 판단을 보류한 상태지만, 수술을 집도한 의사들에게 “만약 환자의 삶이 결국 더 나빠졌을 경우에는, 그녀에게 안락사에 대한 선택권을 주어야 한다”고 말해 이 같은 수술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카플란 박사는 “윤리적으로 가장 큰 문제는 실패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만약 이식된 얼굴이 거부 반응을 일으킨다면, 삶은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며 “만약 얼굴이 떨어져 나가게 되면, 먹을 수도, 숨을 쉴 수도 없으며 되돌릴 수 없는 최악의 상황으로 고통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미오나우 박사는 수술의 실패로 인한 무서운 결과를 막기 위해 지난 10년 간 실험을 통해 면역체계의 반응을 연구했다. 한 관계자는 “그녀는 이 분야의 선구자로, 이를 위해 작은 동물을 대상으로 한 실험부터 시작해 꾸준히 방대한 연구를 오랫동안 진행해왔다”고 말했다.

안면이식 수술은 전 세계적으로 이전에도 세 차례 있었다. 세계 최초의 안면이식수술은 지난 2005년 자신의 개에게 물려 얼굴이 심각하게 손상된 프랑스인 이자벨라 디누아르(38)로, 뇌사 상태에 빠진 기증자로부터 코와 볼, 입술 등을 이식받았다.

이후 곰에게 습격 받은 한 중국인 농부와 유전적 요인으로 문제가 있는 한 유럽 남성이 차례로 안면이식 수술을 받은 바 있다.

외과 관계자들은 이번 수술의 성공이 앞으로 대중과 다른 병원들에 안면 이식 수술의 문을 활짝 열 수 있는 계기가 되길 소망한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