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자, 니코틴ㆍ타르 용량보고 담배구입

금연운동협의회 설문 결과…저 니코틴ㆍ저 타르 안전성은 불신

2008-08-01     장영식
【서울=뉴시스헬스】장영식 기자 = 흡연자 두 명 중 한 명은 '니코틴'과 '타르' 용량을 보고 담배를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다수 흡연자들은 낮은 니코틴과 타르가 안전하다고 인식하고 있지는 않았다.

이와 같은 결과는 한국금연운동협의회가 지난 6월 조사기관인 갤럽에 의뢰해 202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나타났다.

흡연자들이 현재 지속적으로 피우는 담배를 선택하는 요인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니코틴과 타르의 용량을 보고(47.7%), 담배 가격을 보고(10.1%), 담배 제품명을 보고(9.5%), 담배 맛이 좋아서(7.9%), 지인의 권유로(4.4%) 등을 들었다.

성별로 볼 때 여성의 경우에는 니코틴과 타르 용량(46.1%), 담배 맛(18.9%), 담배가격(16.6%) 순이었으나 남성은 니코틴과 타르 용량(47.8%), 담배 제품명(10.3%), 담배 가격(9.5%)의 순이었다.

남여 모두 니코틴과 타르를 담배 선택의 주요인으로 보고 있고 그 다음으로는 여성에서는 담배 맛을, 남성에서는 담배 제품명을 앞세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우고 있는 담배의 니코틴과 타르 용량에 대해 아는 정도를 물은 질문에는 잘 알고 있다(40.1%), 약간 알고 있다(38.5%), 모르고 있다(21.4%) 로 답해 흡연자들이 피우는 담배의 니코틴ㆍ타르 용량을 비교적 잘 알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니코틴과 타르의 용량이 낮은 경우 안전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81.4%가 안전하지 않다고 대답했고, 18.6%만이 안전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이번 조사결과 흡연자들의 인식은 니코틴과 타르의 용량이 낮을수록 흡연자들이 담배를 더 깊이 더 자주 빨아들이기 때문에 니코틴과 타르의 낮은 수치가 덜 해로운 것은 아니라는 국제연구와 유사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는 게 협의회의 설명이다.

협의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02년도에 개정된 담배사업법 제25조에의2에 의해 담배 1개비의 연기 중에 포함된 주요 성분과 그 함유량을 담배의 갑 포장지 및 대통령령이 정하는 광고에 표시하도록 돼있으며, 동법 시행규칙 제16조3에서는 타르의 경우는 국제표준화기구(ISO)의 측정기준 4387, 니코틴의 경우 국제표준화기구(ISO)의 측정기준 10315에 의해 니코틴과 타르를 측정해 표기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최근 담배회사들이 니코틴과 타르 용량을 줄인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덜 해로운 담배인 것처럼 오도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어 향후 니코틴ㆍ타르 용량의 측정 방법이나 표시의 타당성에 대해 재고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협의회 관계자는 "최근 미국 무역대표부가 지난 40년 동안 담배회사들이 사용해 온 측정방법을 폐지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고, 다수 보건학자들도 현재 측정방법에 의한 타르와 니코틴의 수준은 흡연자에게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보도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