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찾아가는 승마교실의 역할

2013-10-07     김명기 뉴시스헬스힐링승마사업단장
▲ 김명기 뉴시스헬스힐링승마사업단장. allbarol@naver.com

요즘 처음 인사 나누는 사람들에게 나는 두 가지 일을 한다고 소개한다. 하나는 대학생들에게 승마를 지도해 매년 8월 중순 말을 타고 국토를 대장정 하는 기마국토대장정.

또 하나는 '찾아가는 승마교실'이다. "말을 싣고 학교로 가서 승마수업을 하는 찾아가는 승마교실을 합니다"고 하면 상대방은 반드시 어디선가 TV나 신문 같은 곳에서 본 적이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내 얼굴을 다시 자세히 보며 신기해한다. 김명기가 실제로 누군지 모르지만, 내가 하는 일은 이미 사람들의 뇌리에 깊이 인식되고 있는 모양이다.

처음 승마교실을 세상에 소개했을 때, 반응이 생각보다 뜨거워서 엄청난 욕을 먹었다. 지금도 인터넷을 찾아보면 그때 욕하시던 분들의 흔적이 있다.

'김명기는 승마계에서 빨리 사라져야할 다이너마이트 같은 인물'이라는 평을 들었다. 이해한다. 아마 그분들은 내가 그분들의 승마장으로 갈 어린 고객들을 앗아간다고 지레 걱정을 하신 것 일게다.

그러나 그것은 틀렸다. 나는 처음부터 승마장이 아닌 '승마강습장'을 생각한 것이다. 골프연습장과 골프장의 예를 들면 적절할 것이다. 멀고 비싸고 접하기 어려운 승마를, 바로 자기 사는 동네, 자신이 공부하는 학교에서 쉽게 접하고 배우도록 하는 것이다.

승마와 말의 친밀도를 높이고, 두려움을 극복하여, 승마라는 고급 스포츠와 일반 국민들의 거리감을 줄인다.

일단 승마를 배우게 되면, 그들이 평생 학교 운동장에서 말을 탈까? 아니다. 졸업생만 되면 벌써 학교에서 받아주지 않고, 3~4개월 말을 탄 어린이들은 승마장을 찾게 마련이다.

나는 이미 수강생 여러 명을 수도권의 승마장으로 연결 시켰으며, 요즘 제주도의 한 승마해장 주인께 “방학에 가족 단위의 승마고객이 늘었다”며 좋은 일 한다고 감사 인사도 들었다.

우리가 현재 매월 800명을 가르쳐 10명이 승마장으로 간다면, 매월 8000명을 지도 100명을 승마장의 고객으로 만들면 된다. 결국 고객의 숫자를 늘리는 마케팅의 문제일 뿐이다. 게다가 이 숫자는 평생 승마인으로 남아 누적된다.

그래도 의심 가는 분은 언제든 우리가 교육하는 현장에 오셔도 좋다. 어차피 우리는 운동장에서 지도하는 ‘공개 수업’이다.

어린이들은 영어를 하고, 승마를 하고, 다시 수학을 배우러 간다. 우리 승마교사들이 5분만 더 지도 하려해도, "안돼요. 시간 없어요. 학원가야해요"라며 쌩하니 학원으로 떠난다. 이런 현실에서 먼 승마장까지 학부모를 대동하여 간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찾아가는 승마교실'이 아니면 아예 승마를 시작도 안할 학생들인 것이다. 초보 수강생들에게 기초 승마 이론, 자세, 안전 교육, 승마장 예절, 구보까지 잘 지도해서 승마장으로 보낸다. 승마장은 초보 교육의 위험 요소 없이 고객을 받아 시원하게 말 달리도록 해주면 된다. 이게 '찾아가는 승마교실'의 역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