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D환자, "로렌조오일 보험급여 시행돼야"

환자부모 정부에 탄원…오일 구입에 월 70만원 이상 부담

2008-12-11     김연환
【서울=뉴시스헬스】김연환 기자 = 부신백질이영양증(AdrenoLeukoDystrophy, 이하 ALD)의 유일한 희망으로 알려진 '로렌조 오일(Lorenzo's oil)'에 보험을 적용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1일 ALD부모모임 등에 따르면 로렌조 오일을 통해 병을 이기고 살아가는 환우들이 최근 환율 인상으로 오일값이 올라 월 70만원 이상의 과중한 경제적 부담을 겪고 있다고 절박한 심경을 밝혔다.

ALD는 '꼬리가 긴 지방산' 분해 효소가 없어 머리에 쌓이는 질환으로 4만5000명 중 1명에서 발병되는 희귀질환이다. 증상으로는 미흡한 기억, 낮은 학업성취, 삼키기 어려움, 난청, 걷기와 평형장애, 피로, 간헐적 구토 등이 수반된다.

특히 발병 후 1~2년 안에 사망하는 무서운 유전적 질환의 한 종류다. 또한 아직 특별한 치료방법이 없어 환우들 사이에서는 꼬리가 긴 지방산을 분해하는 것으로 알려진 로렌조 오일이 유일한 희망이다.

그러나 로렌조 오일은 현재 제약 업체가 아닌 메디컬푸드(Medical food) 회사인 SHS社의 직영점으로 부터 국내에 수입되고 있어 약으로 인정받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ALD부모모임은 환우들을 위해 로렌조 오일을 약으로 인정하거나 특수 식품으로 정해 지원해 줄 것을 보건복지가족부에 요청했다.

로렌조 오일은 만성적인 증상을 가지고 있는 환자에게는 별 효과가 없으나 별다른 증상이 없는 환자에게 있어서는 발병을 늦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 이외의 다른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문제는 의지할 곳이 없는 ALD환우들이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한 병에 16만5000원 정도하는 로렌조 오일을 한 달에 4병씩 먹고 있어 병마와 함께 경제적 부담까지 안고 있는 상황이다.

외국의 로렌조 오일 보험 적용 사례를 살펴보면 영국은 보험적용을, 스페인과 이태리는 무상지원하는 등 메티컬푸드지만 일정부분 약효를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미국의 경우는 아직 FDA승인을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정부지원이 없는 상황이다.

ALD 환자아이를 둔 한 보호자는 "ALD환우들에게는 로렌조 오일은 메디칼 푸드 이상의 의미가 있다"며 "로렌조 오일을 통해 희망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살아가는 힘과 같은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다른 ALD 환자 아이를 둔 한 부모는 "메디칼 푸드이지만 아이에게는 약의 효과를 가지고 있는 것이 로렌조 오일"이라며 "치료제 연구와 함께 보험적용을 통해 환우들에게 큰 희망을 전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ALD부모모임 배순태 대표는 "치료제의 개발을 기다리다 고통 속에 죽어 갈 수 밖에 없는 환우들을 위해 로렌조 오일의 보험 적용과 신약개발에 정부의 선처와 지원이 절실하다"며 "이러한 뜻을 모아 정부에 탄원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