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예정의, 입지만큼 마케팅에도 신경써라"

2008-08-01     장영식
【서울=뉴시스헬스】장영식 기자 = 개원을 계획하고 있는 의사들은 '결혼보다 힘든 게 개원인 거 같다'고 말하곤 한다.

결혼을 위해 여러 가지 조건 등이 맞는 배우자를 선택하듯이 개원을 위해 의사들이 자신에게 맞는 개원입지, 개원자금, 인테리어, 의료장비 등의 여러 가지 조건을 고려해서 의사결정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불확실한 병원의 수익성과 위험성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결혼보다 더 힘들게 느끼는 것이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개원을 위해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여러 가지 요소 중에서 성공개원을 위해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될 사항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개원정보114에서 2005년과 2008년에 각각 개원예정의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3년 사이에 그 결과가 사뭇 다르게 나왔다.

2005년 3월 개원예정의 7845명을 대상으로 '성공 개원을 위해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요소는 무엇인가요'라는 제목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99.3%가 개원입지라고 응답했으며, 마케팅 0.3%, 개원자금 0.2% 기타 0.2%로 나타났다.

성공 개원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개원입지라고 생각하는 의사가 대부분이며, 나머지 개원자금이나 마케팅 그리고 기타 항목에 표시한 의사는 극소수였다.

그러나 올해 3월 개원예정의 7729명을 대상으로 같은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63.3%가 개원입지라고 응답했으며, 32.4%가 마케팅, 2.1%가 개원자금, 2.2%가 기타라고 응답했다.

조사 결과로 보면 아직도 개원입지가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지만, 개원입지를 선택한 응답률이 2005년에 비해 약 36% 정도 떨어졌으며, 그에 비해 마케팅이 약 32%나 올라간 것을 볼 수 있다.

이 수치를 보면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개원입지가 가장 중심이 되는 요소였지만, 현재는 개원입지와 함께 마케팅의 중요성이 늘어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예전에 비해 성공 개원의 요소로 마케팅의 중요성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개원 입지의 현실을 보면 잘 알 수가 있다.

개원을 준비 하는 의사는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좋은 개원입지는 한정돼 있기 때문에 좋은 입지를 선택하지 못한 개원예정의들은 개원 시기를 늦추고 좋은 입지를 찾아 계속 물색을 하거나 아니면 개원 준비를 그만 두고 Pay-Doctor로 근무하던지 그마저 여의치 않다면 좋은 입지가 아닌 곳을 개원 입지로 선택해서 개원을 할 수 밖에 없게 된다.

마지막의 경우가 실제로 최근 많이 늘어나고 있는 개원 형태이며, 입지 면에서 부족한 경쟁력을 보완할 요소로 마케팅이 중요하게 고려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좋은 개원입지는 어떤 곳일까? 쉽게 말해 임대료가 저렴하면서 지하철 역세권이고 사거리 교차로 코너에 위치하며, 경쟁병원이 없고 세대수와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최고로 좋은 개원입지라고 말하지만 이런 곳을 찾기는 힘들다.

그리고 이런 곳은 이미 다른 의사가 거의 선점하고 있으며, 극히 일부 이런 자리가 나온다고 해도 임대료, 분양금액, 권리금 등 개원입지로서 선택하기에는 풀어야 될 어려움들이 많은 곳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배경으로 인해 차선으로 선택한 개원 입지에서 조금이라도 더 많은 환자를 확보하기 위해서 마케팅이라는 요소에 관심을 가지는 의사가 늘고 있다.

과거처럼 최고의 개원입지만을 쫓아 개원 준비를 하다 보면 이제는 오랜 기간 동안 개원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개원정보114 손국호 팀장에 따르면 K 의사의 경우 2년여 동안 입지를 알아보다가 개원을 못하고, 결국 다시 Pay-Doctor로 대학병원으로 들어가는 것을 봤다고 한다.

또 다른 J 의사의 경우 30곳 정도 둘러보다 마음에 드는 곳을 3곳 정도 정했는데, 막상 결정을 하려고 하니 3곳 모두 이미 타인에게 계약이 된 후여서 결국 입지가 좋지 않은 곳에서 개원했다고 한다.

손 팀장은 최적의 입지라고 하면 개원 입지 선택의 요소 중에서 본인에게 가장 중요한 2가지 이상의 요소를 우선 순위로 정해 그 조건에 부합하는 개원입지를 선택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임대료가 저렴하면서 세대수와 유동인구가 많은 곳 또는 지하철 역세권이고 경쟁병원이 적은 곳 등으로 우선 순위를 정한다면 개원 입지를 찾는데 더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 이외의 시간에는 마케팅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더 중점을 두고 고민을 하는 것이 병원 경영에 이롭다는 게 손 팀장의 의견이다.

손 팀장은 "과거 성공개원의 공식은 '성공 개원 = AND 개념의 개원 입지'였다면 현재의 성공개원의 공식은 '성공 개원 = OR 개념의 개원 입지와 마케팅'이라고 할 수 있다"며, "성공개원을 위해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될 사항은 '개원입지'와 '마케팅'이다"고 말했다.

◇주
AND 개념: 임대료가 저렴하며 서울시내 지하철 역세권이고 사거리 교차로 코너에 위치하며 본인의 진료과목에 대한 경쟁병원이 없고 세대수와 유동인구가 많은 곳

OR 개념: 임대료가 저렴하면서 세대수와 유동인구가 많은 곳 또는 지하철 역세권이고 경쟁병원이 적은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