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의사, 문자 메시지 지시 따라 팔 절단 수술 성공…생명 구해

2008-12-04     유세진
【서울=뉴시스】유세진 기자 = '국경 없는 의사회'(MSF) 소속으로 콩고민주공화국에 파견된 한 영국 의사가 한번도 집도해본 적이 없는 팔 절단 수술을 런던에 있는 동료 의사의 문자메시지 지시에 따라 성공시켜 16세 소년의 생명을 구해냈다고 영국 BBC 방송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혈관 전문의인 데이비드 노트(52)는 지난 10월 왼쪽 팔이 썩어들어가고 있는 한 소년을 보았다. 노트는 팔을 절단하지 않으면 이 소년이 기껏해야 2∼3알밖에 더 살 수 없을 것임을 알아차렸다.

그러나 문제는 혈관 전문의인 노트는 쇄골과 견갑골을 제거해야 하는 팔 절단 수술을 집도한 경험이 단 한번도 없었던데다 이제 겨우 10대 중반인 소년에게 평생 한쪽 팔만으로 살도록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었다.

팔 절단 수술은 영국에서도 1년에 10차례 정도밖에 이뤄지지 않는 어려운 수술이다. 그나마 암 환자들만이 주로 팔 전단 수술을 받을 분이다. 게다가 수술 시 많은 출혈로 인해 수혈을 위한 충분한 혈액이 확보돼야 하지만 콩고에서는 수술 시설조차 열악하기 그지없었다.

그러나 그대로 방치할 경우 이 소년이 죽을 것은 분명했다. 노트는 결국 팔 절단 수술 집도 경험이 있는 런던에 있는 동료 의사 메이리언 토머스에게 문자메시지로 도움을 청했다. 그리고 토머스의 지시에 따라 한단계 한단계 수술을 진행시켜나갔다.

수술은 결국 성공했고 노트는 이 소년의 생명을 구해낼 수 있었다. 노트는 수술 후에도 집중치료실(ICU)에서 세심한 간호가 필요하지만 ICU가 없어 환자의 침상 곁을 지키며 상세를 지켜봐야 했다. 이 소년은 지금 상당히 회복돼 정상적인 삶을 되찾고 있다.

노트는 영국에도 팔 절단 수술을 성공한 의사는 2∼3명밖에 안 된다면서 아무 경험도 없는 내가 이 수술을 성공시켜 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던 것은 정말 큰 행운이며 자신에게는 더할 수 없는 기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