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침체로 130만명 귀향 행렬" WSJ
2008-12-03 노창현특파원
WSJ는 2일(현지시간) A섹션 1면과 15면에 5년간의 도시생활을 청산하고 귀향한 판준차오(55) 씨 부부를 소개하고 "이들처럼 일자리를 잃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130만명에 이르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을 '부유 인구(Floating Population)'로 표현한 저널은 지구촌 경기침체로 요란한 소리를 내며 돌아가던 중국의 공장과 건설현장들이 문을 닫으면서 귀향행렬이 급속히 늘고 있는 가운데 항의시위가 빈발하는 등 중국 당국을 크게 긴장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동관에서는 실직한 노동자들이 경찰차들을 뒤집고 충돌하는 불상사가 있었고 주말 차조우 지방의 정부사무소 앞에선 수백대의 택시를 몰고 온 기사들이 시위를 벌였다.
또 지난달 26일 중국 북부의 한 양조공장의 노동자들은 북경에 있는 본사로 몰려와 항의하는 소동도 있었다. 최근 경기불안과 함께 중국의 위안화는 가치가 급전직하했다.
중국 당국은 노동자들의 대책없는 귀향을 막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같은 행렬은 늘고 있다. 3명의 손주를 돌보는 판준차오 씨는 당장 생계도 문제지만 아들 두명중 한명도 곧 실직할 가능성이 있어 걱정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두자리 수 성장을 지속했던만큼 중국은 작금의 경기침체가 더욱 큰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중국 인구의 10분의 1을 차지하는 이주 노동자들은 지난 30년간 중국 경제성장의 버팀목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이주 노동자들이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 중국 산업동력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이다. 중국 인력 및 사회안전부의 인 웨이민 장관은 "이달에 장수지방에서만 680만명의 이주 노동자중에 30만명이 귀향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허베이 지방에서는 지난 두달간 30만명의 노동자가 실직해 '고향앞으로가'를 단행했고 중심도시인 우한시에서만 총 60만명의 실업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중국에는 지방에 거주한 인구만 7억3000만명에 달하고 있다. 이는 미국 인구의 두배가 넘는 엄청난 숫자다. 이 중 8000만명에서 1억명이 땅 한평을 소유하지 못했거나 먹고살만한 땅을 경작할 능력이 없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앞서 소개한 판준차오 씨는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다시 농사를 지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시골에서 이주노동자가 할만한 일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는 "노동 일을 할 수 없다면 아무런 대책도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